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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US 40

Woodstock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가보고 싶어 했던 곳은 바로 - Museume at Bethel Wood -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머물고 있던 숙소 주변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 보니 한 시간 반 이상 가야 하는 Bethel을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가까운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Opus 40 Museum을 방문하기로 했다. - Opus 40 - 뉴욕 Saugerties 의대형 환경 조각품이며 6.5 에이커 ( 2.6ha )의 블루스톤 채석장을 덮고 있는 거대한 일련의 건조 석재 경사로, 받침대 및 플랫폼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비 파이트 (Harvey Fite, 1903– 1976 )는 선구적인 미국의 조각가 , 화가 , 그의 기념비적인 땅 조각 작품인 Opus 40으로 가장 잘 알려진 지구 예술..

기본폴더 2022.12.13

Welcome /면죄부

미당 서정주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했는데 ... 나는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하기 위해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민을 거듭했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소심한 결정 장애자라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남편의 반대를 시작으로 노후에 자기 한 몸 챙기기 버거울 텐데 뒤늦게 웬 강아지 .... 여러 번 생각한 후에 결정하라는 지인들의 조언은 강아지를 키우게 됨으로 얻게 되는 득과 실에 대해 심히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참 특이한 점은 한국 가정 경우 키우던 반려견이 죽고 나면 두 번 다시 키울 생각을 하지 않는데 반해 서양 사람들은 계속 입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은 강아지 입양에 대한 도전을 접게도 했지만 매일 산책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종류의 강..

기본폴더 2022.12.05

생선과 손님

오붓하게 딸과 3박을 보내고 돌아오는 4일째 되는 날 가을비가 며칠 동안 내가 디뎠던 대지를 촉촉히 젖시고 있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가장 적당한 3박 4일 “Guests, like fish, begin to smell after three days.” "손님도 물고기처럼 3일이 지나면 냄새가 난다" -Benjamin Franklin-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 격언이 오늘날까지 일반인들의 공감을 받는 이유는 바로 아무리 그립고 반가운 사람이라도 3일 그 이상이 되면 서서이 싫증이 나면서 서로에게 민폐가 되고 짜증이 유발하기 때문이다. 딸과 엄마도 마찬가지다. 3일을 함께 보내고 나면 점점 서로에게 스트레스는 주고받는 피곤한 상대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돌아 나오는 길 호젓한 늦가을의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음악의..

기본폴더 2022.11.28

딸 (엄마의 생일)

포근한 Herb Cottage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층 부엌으로 내려가면서 제일 먼저 식탁 위에 놓여 있는 a Card 가 눈에 띄었다. 낳아주신 엄마는 안 계시지만 엄마의 생일을 단 한 번도 놓치지 않는 딸의 축하 메시지를 다른 환경에서 일게 된다는 사실 하나에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기 시작했다.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딸의 분주한 모습을 바라보다 내게도 이런 자식이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보석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 엄마의 입맛을 너무 잘 아는 딸이기에 생일 아침 역시 별 다섯 개로도 모자랄 정도로 최상의 맛을 선사해줬다. I wanted to give more points than the number of stars floating in the night sky 만족한..

기본폴더 2022.11.22

딸 (다음 날)

새로운 날의 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자 지난밤 불 켜진 Lamp 자리에 소소한 생명들이 Herb Cottage의 아침을 열어준다. 상큼한 아침 햇살이 들이대는 공간마다 단정하게 진열된 도서(圖書)들이 여기저기서 자기 속살을 드러내 보여준다. 한동안 응고되어있던 내 정서를 자극시키는 참 기분 좋은 날이 될 거라고 예고하듯... 그 기분을 그대로 안고 이른 시간 무조건 마을 언덕길을 걷기 시작했다. 피부에 닿는 촉감이나 스치는 냄새가 우리 동네 그것과는 다르다는 걸 여기저기 숨어있는 낡은 것들을 앞을 스칠 때마다 확인한다. 늦가을 바람이 근근이 달려있는 누런색을 열심히 털어 내리고 오르고 내리다가 발견한 폐가(廢家) 마치 누가 숨겨놓은 것처럼 기다란 나뭇가지들로 가려져 있다. 들고 있던 I phone에 호기..

기본폴더 2022.11.17

딸 (첫날)

집에서 184마일 떨어져 있는 1960 후반 히피문화의 발생지인 Woodstock N.Y까지 혼자 운전하게 된 것은 바로 엄마의 생일을 단둘이서 보내기로 한다는 딸의 초대였다. 해가 하루를 접기 시작하는 무렵 도착한 내 눈앞에 나타난 ' Herb Cottage' 늦가을과 너무 잘 어울리는 오두막 같은 시골 별채에서 3박 4일을 보내기로 했다. 1930년 초반에 지어졌다는 집안에 들어서니 입구 문이나 문고리에서부터 천장과 벽 그리고 삐걱거리는 낡은 계단 등에서 이 집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동안 보존이 되었는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창을 활짝 열어 놓고 오래된 세월이 타는 냄새를 맡아본다. 길 건너집에도 늦 가을이 수북하게 내려앉아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불이 들어 있는 램프 주변 정경 참고로 Herb..

기본폴더 2022.11.11

너도 두렵냐 ....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기면 '가정'이라는 틀이 짜인다. 틀이 짜이면 삶의 모든 목표는 그 틀이 다른 사람들의 것 보다 더 튼튼하고 그 안에서 속한 가족 특히 자식들의 성공 여부는 충실한 학업생활에서 시작이 된다는 신념으로 아이들을 재촉하며 밤낮으로 생업에 올인하며 타인들과 경쟁을 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별 문제도 차이도 없던 자식이 청소년 시기에 들면서부터 내 가정의 담을 너머 여기저기 신음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한창 말썽을 부리며 속을 썩이던 문제 자식들도 시간이 흐르고 철이 들면 스스로의 자리를 꿰차기 시작하니 기막히고 숨 막히던 그 시절도 성장 고통의 과정이라며 서로 다독이며 껴안게 되는 해피엔딩도 본다. 대학을 졸업했다는 소문에 이어 직장을 얻었다고 한숨을 놓는 이야기도 듣게 되면 여..

기본폴더 2022.11.01

외로운 얼굴

우리 모두 잊힌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 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 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르는데...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 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힌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 박인희/얼굴 - * 나 또한 수 없이 골목을 돌고 수많은 돌도 쌓아보고 수없..

기본폴더 2022.10.24

TIN 빌딩

- Tin Building - 지난 9월 28일 뉴욕 Lower Manhattan Seaport Pier 17 에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 식물성 혁신 푸드 기업 올가니카(ORGANICA)가 미국의 세계적인 셰프 장 조지(Jean-Georges)와 손을 잡고 맨해튼 풀턴 시푸드 마켓(Fulton Seafood Market)에 위치한 틴 빌딩을 리뉴얼하여 지난 9월 28일 미국 굴지의 부동산 개발업체 하워드 휴즈(Howard Hughes)가 진행하는 종합 레스토랑 겸 마켓 플레이스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딸의 초대를 받아 맨하튼의 새명소를 둘러보는 기회를 얻었는데 날씨도 설레이 듯 높고 푸른 하늘에 맑은 공기로 가득 채워져 가을 분위기를 돋보이게 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바다에서 갖 잡혀와 진열된 같은 해산물들..

기본폴더 2022.10.14

색의 요염

10월 첫날부터 계속해서 쏟아져 내리던 비가 그치자마자 그토록 기다리던 색들이 사방에서 물기를 털면서 나타났다. 역시 가을은 시월에 들어서야 제대로 숙성이 되고, 모든 자연 또한 시월 속에서 진하게 채색이 되는 것 같다 대체로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고독하다' '쓸쓸하다'를 끌어안는다고 하는데 나도 그런다. 시월로 들어서면 진한 것과 정분을 내고 싶어졌다. 커피에다 계피를 듬뿍 넣어 진하게 타 마시고 싶고 꿀을 듬뿍 넣은 홍차를 홀짝이고 싶다. 그리고 혼자 마주한 테이블 위에다 피 보다 더 짙은 포도주가 담긴 잔을 올려놓고 잔 속에서 찰랑거리는 붉은 가을을 마시고 싶다. 역시 와인은 가을과 궁합이 맞고 와인이 담긴 붉은 잔은 진하고 감미롭다. 이즈음에 John Singer Sargent의 'A Dinne..

기본폴더 202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