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Facebook에서 눈으로 배운 요리를 손으로 직접 만들어 식탁에 올려놓았더니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던 날이다. 요즘 들어 오트밀과 당근 그리고 각종 견과류를 주 재료로 베이킹에 정분을 쌓는 중인데 그날도 점심을 당근 케이크로 대체를 하면서 일부러 오후 시간을 달달하고 길게 늘어놓는 오만도 부려본 날 대체로 늦은 오후 즈음이 되면 머릿속으로 저녁메뉴를 작성하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뉴욕 딸로부터 Text 메시지가 왔다. 벽에 달린 달력을 흠칫 보니 17 OMG!!!! 우리가 42년 전에 결혼했던 날이 아닌가... 지난 42년 동안 모른 척은 할 망정 단 한 번도 잊지 않는 엄마보다 아는 듯 모르는 듯 슬그머니 넘기려는 아빠를 겨냥해서 해마다 미리 알려주던 딸마저 이번에는 아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