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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내 생각편

큐팁 2025. 4. 26. 04:03

 백인들로 집성이 된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미국생활의 첫 뿌리를 내리게 되었던

나는

한국사람을 만나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는

한인교회로 출석하게 된 것이 믿음의 첫 열매가 되었다.

 

필라델피아로 옮겨와서 한인교회에서 세례를 받게 되면서

차츰 주일성소도 지킬 수 있었다.

 

결혼 후

 삶의 터전을 다지게 된 뉴저지 -체리힐제일교회- 에서 집사직까지 얻게 되면서부터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주변사람들의 이야기가 솔깃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한 소망도 나이와의 간격차이로 현실에서 멀어져 가고 있던 중에

 교회 측으로부터 성지순례 신청이 들어왔다.

11박 12일간 바울 사도 1,2차 전도 순례지 (터키, 그리스) 답사여행.

 

모든 일에는 때와 순서가 있다는 걸 절대적인 믿음으로 살아가는 나로서는

절호의 찬스라며 좋아했지만

문제는

 비신앙인인 남편을 끌어들여햐 하는 현실의 철벽을 뚫는 일이었다.

 

그 책무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야 하는 술책(두뇌, 언어)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여러 차례 회유 끝에 결국 동의를 얻어냈으나 언제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여행경비 완납할 즈음에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

 

 

평소 습관대로

여행사 측에서 보낸 안내가이드를 펼쳐놓고 

 성지순례와 관련된 낯선 단어들과 지리역사라 참고가 될 만한 부분을

하이라이트 해놓고 리서치를 시작했다.

 

 

 

 

 

 

 

 

이스탄불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매일 써오던 일기형식을 빌려 메모를 하기 시작했으나

하루에 들리는 곳이 여러 군데 일 경우 기억창고에서 지각변동이 생겨 혼란이 생겼다.

 

 

 

이스탄불에서 맞이한 첫 아침식사 장소에서 

이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랬던지...

알고 보니

튀르키예가 모발이식수술의 최선호 국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마바흐체 궁전

 

그로 인한 후유증은

 글 작성 시에도 장소와 이름이 뒤바뀌게 되는 당혹함에 묶여 

포기를 생각하기에 이르기도 했지만

결국

자체 책임감이 되살아나면서

사진 속 장소와 나의 복장까지 살펴가며 날짜와 장소를 정정하기도 했다.

 

솔직히 힘든 여정이었다

가이드 측 조차 무리라고 언급할 정도로...

 

 

 

호텔에서 자고 먹는 시간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좁은 버스 공간에서 함께 호흡을 하게 되다 보니

감기와 누적된 피로까지 겹쳐 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는

준비해 간 마스크와 상비약들이 동이 나 로컬 약방에서 약을 구입해서 나눠가며 복용을 했다.

 

"다시는!!!"

11일 동안 무엇을 봤는지 기억하기조차 싫다며

한동안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간간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나 역시 집에 도착하는 순간

긴장과 맥이 풀린 상태로 일주일 이상을 꼼짝하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기운을 정상으로 돌아오게 해 주면서

수많은 장소에서 찍힌 수백 장의 사진들을 정리하던 중에

 " 어머... 이렇게 함께 찍어봤네.." 나도 놀란다.

 

사실

 같은 교회를 섬기면서도 겹치는 일이 없고

다만 마주치게 되면 대충 목례(目禮)나 묵례(默禮)만 해왔던

건조한 사이가

 

*우치사르

 

성지순례를 통해

 

*쾨에메동굴

 

 한층 가까워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사진에서 확인하는 순간

그 모든 불평, 불만 그리고 후회에서 해방을 하게 되었다.

 

*히에라폴리스

저렇게 나란히 붙어 앉아도 보았고

 

*원혀극장

이렇게 팔짱까지 끼 보기도 하고

 

 

옥수수 알갱이처럼 따닥따닥 붙어있기도 했고

 

*비시안 안디옥

 

때로는

좀 더 가까이에서

 

*라오디게아

 

소곤거리며

 

*사도요한교회

 

함께 나란히 걷기도 했다.

 

 

 

 세상원리가 그러하듯...

 

Selcuk(셀축)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하듯...

 

 

 

피곤한 장거리 여행 중이라도

 

*리디야교회

잠시 기댈 편안한 어깨들이 있어 그 안도에 감사하게 되자 

 

*카발라

 

더 가까이하게 된다.

 

*빌라델비아교회지역

 

주안에서 우리 모두 하나가 될 때

 

@파묵칼레 온천

 

 

Selcuk (셀축)
*카팔라 카페

 

세상 모든 걱정 근심마저 날개를 달더라...

 

 

참 많이도 걸어봤고

*아크로폴리스 프로필리아 입구

 

참으로 많은 장면들을 만나면서 탄성도 질렀고

 

 

 세상만물과 소통하며 창조주를 찬양했다.

 

 

언제 또다시 우리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질까...

 

*코리토스

 

만약에 다시 한번 성지순례 기회가 온다면

 

*양가죽 패션쇼

 

 

나는 감히

아래와 같이 (살짝 수정한) 고린도후서 5:17절로 대신 답하겠노라...

 

 

*이스탄불공항에서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로운 것을 보게 하리라..'

 

마치

산모가 첫 애기를 해산할 때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해

"다시는 아이를 낳지 않는다"라는 항변도

아이가 자라면서 맛보는 과정에서 해산의 고통은 다 잊어먹게 되어

둘째, 셋째를 계속 낳는 것처럼...

 

@터키 마지막 호텔 테라스에서

 

그동안 저의 글과 함께 동행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베르디 오페라의 Nabucco 합창을 함께 들으며 대장정의 막을 내립니다.

 

음악: 나부코-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사진, 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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