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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사돈

큐팁 2025. 5. 16. 06:23

 

 

지금은 고인이 된

언니의 장남 마이클이 결혼을 하게 되었을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던 언니의 증세는 악화되고 되었다.

 

 

따라서

결혼식과 피로연까지 그 모든 준비과정을 

신부의 친정어머니이자 언니의 안사돈 되시는 분이

고스란히 떠맡게 되었던 것이다.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된 신혼생활은

첫 딸인 Olivia 가 태어나면서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기에 너무 힘들다는 걸 알게 된 사돈은

엘에이와 뉴욕사이를 분주히 오고 가느라 힘이 들었지만

시댁 측에선 아무도

아무것도

도움을 못주고 있었다는 걸

이모사돈인 나 자신도 매우 안타까웠고 미안해하기만 했었지

나역시 실제 도움은 전혀 주지 못했다.

 

 

어쩌다 안부전화로 연결이 되면

 

의논해야 사항이나

의견을 교환해야 하는 일이 생겨도

혼자서 해결을 해야 할 때마다

정말 속상하다는 언어로 답답함을 토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저 들어주는 걸로 대신하는 편이었다.

 

어쩌면 어려운 직사돈보다

살짝 한 발짝 물러나있는 이모사돈이

속내를 다 드러내는데 편한 상대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우린 한 살 차이로 많은 것에 세대공감을 하고 공유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로스앤젤레스 방문을 앞두고

이왕이면 그동안 말로만 해오던 만남이 실현이 되는 절호의 기회로 여겼다가

사정상

체류기일이 불과 2박 3일로 바뀌는 바람에

그냥 볼일만 보고 서둘러 돌아오기로 했는데

그 계획 또한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비행기 출발 전 반나절 틈이 생기는 찬스를 이용하려고 사돈에게 연락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내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주소부터 보내달라고 한다.

평소 

지나칠 정도로 애살이 많은 사돈이라 그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남아있게 되는 일곱이라는 시간이 아까워 전화를 하고 말았다.

 

만나는 그 순간부터 모든 일이 꿈속같이 진행이 되기시작했다.

 

엘에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터득한 모든 상식과 지식을 토대로

사돈의 안내를 받게 나는 색다른 추억을 열심히 쌓기 시작했다.

 

@ 아래 동영상은 사돈이 매우 즐겨 듣는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 '

자동차 안에서 함께 반딧불의 감성을 공유했다.

그날 사돈의 수고에 대한 고마움을 이 노래로 대신하고자 한다. 

 

 

 

 

- HOLLYWOOD -

 

첫 방문지인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동서로, 가워 스트리트(Gower Street)에서 라 브레아 애비뉴 (La Brea Ave)와

바인 스트리트를 따라 남북 선셋대로에서 유카 스트리트 (Yucca St)까지 뻗어있는 대로를 따라가면서

                                                                           

 

명예의 전당 별자리들이 새겨진  바닥을 딛으며 걸었다.

 

 

저 긴 줄이 된 사람들은 아무래도

작품에 등장하기 위한 오디션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세계를 대표하는 극장 중 하나인 

- TCL 차이니즈 극장 -

1927 5 18일 세실 B. 데밀(Cecil B. DeMille) 감독의 왕중왕(The King of Kings)’ 시사회와 함께

그라우맨스 차이니즈 극장(Grauman's Chinese Theatre)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고 한다. 

 

 

 

 

할리우드의 랜드마크인 이 극장에서는

많은 영화의 시사회는 물론 세 차례의 아카데미 시상식(three Academy Award ceremonies)

수많은 행사도 열리고 있는데

TCL 차이니즈 극장은 단일관으로는

세계 최대의 아이맥스 상영관과 북아메리카에서 3번째로 큰 영화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조그만 걸어 나오면

해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 Dolby Theatre - 

 

2001년 코닥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 돌비극장은

2002년 이래도 매년 2월이면 아카데미 시상식을 개최해 온 대형 공연극장이다.

 

다행히 시상식 시즌이 아니어서

우리는 입구 쪽에부터 천천히 계단으로 올라갈 수가 있었다.

 

 

 

아쉽게도

내부 안까지 들여다볼 시간이 없어 구글 이미지로 대신했다.

 

극장 내부정경: 펌

 

사돈과 나는

이렇게 나란히 마지막 계단에 붙어앉은 인증샷으로 대신 만족을 했다.

 

다시 밖으로 나오니

 

여러 가지 행사 준비에 알맞은

전시물들이 내가 할리우드에 와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 IN-N-OUT BURGER -

 

미국에서 대표적인 개신교 패스트푸드 기업으로,

음료수 컵 바닥이나 버거 래핑지 구석 등 제품 포장 용기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다

성경구절 좌표가 적혀 있다.

 

 

 

 

 

회사명 또한 '너의 광주리와 떡 반죽 그릇이 복을 받을 것'이라는 뜻의

신명기 28장 6절 말씀에서 착안했으며

'가게를 들어올 때 복이 들어오고 나갈 때는 배부르게 나갈 것'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매주 일요일 주일에도 매장 영업을 하지만 기독교의 최대 명절인

부활절과 성탄절에는 모든 매장이 닫는다.

 

 

 

 

평소 패스트푸드를 즐기지 못하는 내가

엘에이가 아니면 도저히

먹을 수 없다는 '인 앤드 아웃 햄버거' 를  

한자리에 앉아 깔끔하게 먹어치웠다는 사실은 정말 특종감으로 기억될 것이다.

신선한 야채와 소고기 육질의 진심을 먹어본 날이었다.

센스쟁이 언니의 사돈 덕분에...

 

 

 

엘에이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꼭 들린다는 이곳

 

- 부두 도넛 (Voodoo Doughnut) -

 

2003년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설립 40가지의

특이하고 창의적인 도넛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일반 도너츠 사이즈보다 큰

유니크하게 만들어진 재롱이들이 핑크 진열장안에 꽉 차있다.

 

매장 내에서 결혼식도 가능하다고 한다.

 

또 하나의 명소인

 

- PINK'S -

 

1939년부터 시작된 핑크스핫도그는

 

 

무려 80년 넘게 운영을 해오고 있는 유명한 맛집으로 

엘에이 방문객들에게는 필수코스로 되어있다고 한다.

 

다시 드라이브를 하던 중 갑자기

" 얼른 창문 내려 저거 찍으셔야 해요.." 사돈의 외침에 깜짝 놀라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니 딜리버리 중인 로봇이 신호등에 걸려

앙증스럽게 대기를 하고 있는 게 너무 귀여웠다.

 

 

 

- THE GROVE MALL -

 

미국의 대표적 아웃도어 쇼핑몰

한인들이 자주 언급했던 걸로 기억되는 그 그로브 몰로 향했다.

 

 

 원래는 로스앤젤레스 파머스 마켓 (Farmers Market)의 일부분이었는데

관광 삼아 이곳을 찾는 외부 사람들에겐 더 그로브와 파머스마켓 두 곳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복합 위락 쇼핑공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반 상점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아이템과 맛있는 먹거리가 집약된 장소에서

고작 한두 시간만 보낸다는 게 너무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볼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잠시 

분수대 옆자리에 마주 앉게 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말았다.

 

수많은 스카프 중에

하필 똑같은 패턴을 골라 착용했다는 게 너무 신기했기 때문이다.

 

 

조카 마이클이 뉴욕에서 엘에이로 자리를 옮겨와

둘째 캐틀린을 낳았다는 소식과 보내온 사진만 본 나는 

사돈의 기발한 순발력으로 드디어 그토록 궁금했던 조카네 집으로 향하는 마음과 발걸음은

 

 

세련된 디자인에 거대하고 공간을 차지한  Apple Store까지

모른 척하고 지나치게 했다.

 

*

 

Michale , Julia  and

Olivia, Katherine 살고 있는 

 

-Sweet Home-

 

그 속에 있는 조카는 

예전 모습 그대로 지닌 채 순수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었다.

변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리고

참새 둘이가 연이어 재잘거리는 공간에서

극히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며 감동을 안겨줘서

돌아 나오는 순간까지 꿈을 꾸듯 했다.

 

 

다시 언니의 사돈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느새

한 보따리를 챙겨 와서 설명까지 보태면서

하나씩 내 가방에다 쑥쑥 집어넣는다.

 

 

도저히 말리지 못하는 

애살궂고 살가운 사돈 

그리고

영리한 사돈

 

그런 사돈이 엄마없는 조카 마이클의 장모라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어쩌면

마음씨 고운 언니의 주문인가 싶다는 엉뚱한 생각까지 하게 만드는 사돈

 

 

 

 

어쩌면

우린

서로에게 

'간절히 원하고

뜨겁게 행동하라'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사돈인지 모른다.

 

 

 

노래: 나는 반딧불/ 황가람

글과 사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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