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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주희)

큐팁 2023. 12. 20. 06:10

 

 

 

 

파란 하늘에  떠있는 하얀 뭉게구름

 

 

이른 아침

풀잎에 맺혀있는 영롱한 이슬

 

 

 

그리고

맑은 수면 위로 떨어지는 말끔한  물방울 보면

저절로  마음이 

Clairity, Pure, Innocent 가 된다.

 

불순물이 전혀 끼여있지 않다는 생각에 지배당하기 때문일 게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풀꽃이나 들꽃 옆을 스칠 때도

순수하고 겸손한 건강한 냄새를 맡게 된다.

 

인위적인 돌봄이나 꾸밈이 묻어있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마음에 닿기 때문이다.

 

 

 

 

 

 

 

 

 

'말갛다'

내가 참 좋아하는 언어다.

그 언어를 사용할 때마다

사촌동생 주희의 해맑게 웃는 모습과 오버랲 시키는 버릇이 생겼다.

 

 

 

주희는 태어나면서부터 공주였다.

 

그 당시 구하기 쉽지 않은 옷, 드레스 그리고 장식품등을

제일 먼저 구해 입혀주는 게 숙모님의 책무이듯 

주희는 늘 주위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성장했던 걸로 기억한다.

 

대체로 그렇게 귀하게 자라게 되면 

眼下無人 인격체로 성장하기 쉽다.

 

타인을 무시하고 업신여기거나 이기적으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일반적이라 하지만

주희는 늘 긍정적이고 검소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따뜻하기까지 하다.

그런 성품은 타고나는 것일까....

 

 

이번 한국방문 중에

중년이 된 주희와  많은 시간을 가지고 나눴던 대화가

마치 보석을 주워 담아 온 기분으로 남게 되어

주희의 온화함과 이타정신의 근원지에 대해 관심을 갖던 중 

'엄마의 과거가 딸이고 딸의 미래가 엄마'라는 구절을 떠 올랐다. 

 

학창 시절

나에게 영향을 끼치셨던 숙모님의 과거가 주희고 주희의 미래가 바로

지금의 숙모님이시라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머님들이...

 많은 딸들이....

바라고 원하는 살가운 모녀관계가

주희와 숙모님의 온화한 어조와 표정에서 포착하게 되었다. 

 

" 언니, 난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좋아요"

 

엄마 돌봄의 부재를 경험한 내겐 이 한마디가 어색하기까지 했다.

 

서로(엄마와 딸) 에게 부채가 없는 사이...

 

 

 

 

그런 주희에게 엄마를 빼닮은 딸이 있다.

 

요즘에 보기 쉽지 않은 수순 한 여성이라는 걸

엄마랑 나누는 대화의 흐름과 온도에서 쉽게 파악을 할 수 있었다.

 

마치

맑은 수면 위로 떨어지면서 부딪히는 물방울 소리처럼 

 

 

 

풀잎을 보면서 이태주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한다.

 

 

 

 

 

사촌주희 주변에서 부드러운 풀꽃 향기를 맡게 된 것도

나와 마주한 주희를

꼼꼼히 들여다봤기 때문이다.

 

주희 같은 딸은 가진 숙모님

 해맑은 엄마를 가진 예진이

모두 모두 내겐

사랑스러운 풀꽃들이다.

 

 

 

 

 

음악:Ernesto Cortazar - Morelia's Waltz

글과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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