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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수목원 편)

큐팁 2023. 12. 4. 07:04

 

6년 전 한국방문 중에

언양에 자리한 선영이 수목원을 돌아보면서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던 언니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

한국방문을 생각할 때마다 언양 수목원을 시작으로

언니가 직접 설계 제작해서 지은 집이 있는

거제 매물도와 일본 후쿠오카에다 나를 데려다 놓는 상상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특히 많이 지쳐있거나 복잡한 사건을 마주하고 있을 땐

처방전이 될 정도로.....

 

이번 한국방문을

'내 생애의 가장 찬란한 2023년'이라고 감히 선포할 수 있게 된 것은

선영이 언니의 안내로

사촌동생 주희와 매물도 섬에서 3박 4일을 꿈같이 보냈고

 

언니의 초대로

미국에서 들어온 지인이랑 후쿠오카섬에서 보낸 4박 5일

 

그곳에서 보낸 아침바다와 저녁의 바다 놀이는

치열한 내 생활의 에덴이 되어주었다.

 

45일간의 소중한 흔적의 조각들을

보석을 챙기는 마음으로

에덴으로 되돌아가는 작업을 시작하고자 한다.

 

 

 

 

울주군 지곡 2길에 자리한 35,000평의 수목원을

1997년에 구입을 한 이후

오늘날

번듯한 '자연과 아이들 수목원'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형부와 언니의 시간과 노동 그리고 열정에 더불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타고난 재능이 수반되었다는 것에는 두 말이 필요 없다

 

 

10월 14일 토요일

늦은 저녁시간 울산역에 도착하니

선영이 언니와 형부께서 마중 나와 계셨다.

 

 

동네에서 저녁식사 대접을 받고 수목원에 도착하여 

따끈한 차 한잔으로 환영인사와 안부를 잠시 나누고 자리에 누웠다. 

 

 

 

수목원의 가을 아침은

예전에 만난 봄날의 아침과는 색도 바람도 달랐다.

 

 

 

그때에 알아차리지 못했던

에덴동산의 이목구비가 내 앞에 하나씩 나타날 때마다

내가 그곳에 혼자  와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자 그 감동 또한 배가 되었다.

 

 

 

소중한 하루의 시작을

형부와 언니 두 분이 공들여 쌓은 계단과

 

 

황톳길을 따라 걷다보면

 

 

 

낮과 밤 가리지 않고

틈이 생길 때마다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각가지의 조형물들이

 

 

오르고 내리는 길목마다

 

(오트마 히얼의 빨간토끼)

 

설치 작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가끔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설치물이 이정표가 되어 주기도 하고 

 

 

바람이 되어 나를 동화 속으로 이끌어 주기도 한다.

 

 

숭고한 사랑과

 

 

 

찬란한 희망

 

 

 

연못에는

언니가 사랑하는 Monet 이 구름과 마주 보고 한가하게 떠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설치한 갤러리 Promenade

 

 

언니의 심혈이 담긴 작품들이

깔끔하게 

 

 

전시형식으로 벽을 장식하고 있다.

 

 

언니의 휴식처인

유리방을 지나서 계속 오르다 보면

 

 

또 다른 휴식처가

누군가를 위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건

 

 

멈출 줄 모르는 언니의 무한한 세계 안에서만 가능했을 것이다.

 

 

 

그곳에서의

나의 일상은 

 

 

바람소리와 물소리

그리고 낙엽과 함께 물드는 것

 

 

청정구역인 수목원의 새벽하늘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별들에게

 

 

 

어쩌다

 이런 축복을 누리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 물음에

 "감사합니다 하나님"이라는 대답을

별들이 대신 쏟아내 주었다.

 

 

- 짧은 인생에

내키지 않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은

너무 바보 같은 짓이에요.

고요한 물과 맨발로 걷는 흙이 있는 곳...

그런 곳 그런 삶이 낙원입니다.-

 

동화작가였지만

현재는 유명한 가드너로 잘 알려진  타샤 튜더 할머니처럼

 

 

 

선영이 언니 역시

스스로의 낙원을 쉼 없이 가꾸고

바람과 햇빛 그리고 매일 흙을 밟고 다니면서

또 다른 낙원을 설계 중이다.

 

 

수목원 자체가 언니요

언니가 바로 수목원이라는 사실도

이번 수목원에 머물면서 확인하게 되었다.

 

 

 

나는

언니가 닦아놓은 길에서 노느라 발가락에 상처를 입혔고

선영이 언니는

자연을 만지고 가꾸느라 손마디가 다 뒤틀어졌다.

 

이런 게 베푸는 사람과 혜택을 받는 사람의 차이라 한다.

 

누가 더 당당한가!!

 

 

To be contine....

 

 

노래: Goldn Slumber/ Dua Lipa

글과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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