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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후쿠오까 편)

큐팁 2023. 12. 14. 05:10

- 후쿠오카 -

 

여태까지 일본을 가보지 못했던 내가

부산항에서 선박으로 후쿠오카항에 도착하게 된 건

바로

선영이 언니가 직접 설계해서 지은 집이 그곳에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투자가치가 될 만한 동네나 지역에다 땅을 매입하는데 비해

언니는

사람들이 북적이거나 교통체증이 많은 곳을 일부러 피해

한적한 곳을 찾는다고 한다.

 

 

 

조용한 대지위에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

직접 땅을 고르고 설계를 하고 또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가구를

직접 주문하고 짜 맞추기 하는 일이 선영이 언니의 취미인 듯

언니는 늘 빈터, 빈집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는

형부의 지적에 저항할 용기는 접어야 했다. 

 

 

일본 소유 Queen Beetle로

부산항을 출발한 배는 약 3시간 40분 후

후쿠오카항에 도착했다.

 

 

어둠이 차지한 낯선 마을에서

언니집을 찾아가는 것도

색다른 호기심이 되어 설레기도 했다.

 

 

 팬데믹기간에

현지 건축가와 영상으로 언니의 설계와 구도 및 제작을 시작으로

재료와 인테리어 가구 등을 직접 주문해서 마무리된 지 2년이 지났다고 한다.

 

 

목재로 지은 적은 공간 내부를

최대한 넓게 보이게 하고 사용될 수 있도록

높은 천장에 한쪽 면 전체는 유리로 

그리고

빈 공간이 많이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기특하게도 만들어진 족욕탕

 

 

피로회복에 가장 효과적인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상큼한 음료가 담긴 잔을 들면서

우리가 파라다이스에 도착했다는 함성을 질렀다. 

 

 

다다미 방에서 잠을 자고

일본가옥식 창틀을 통해 맑은 아침햇살을 맞이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꺾어 도는 길마다 만나는 가옥들이

모든 면에서 낯설기는 하나

대화 소리조차 소음이 될 만큼

 

 

인적도

지나다니는 자동차도 보이지 않는

그런 동네가

복잡한 현시대에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오래전부터

일본생활에 익숙한 선영이 언니는

최고의 가성비에 최상의 맛있는 식당들을

두루 꿰고 있었다.

 

 

Ten Jin 으로 가기 위해

마을에 있는 조그만 기차역에서 함께 탄 주민들의 차림이나

 

 

아주 낡은 기차내부를 관찰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다른 점과 차이점을 가늠하기도 했다.

 

 

후쿠오카에 오고 싶어 했던 이유인

 

바다

 

 

 

그 바다와 마주하면...

 

 

 

구태어 소리 나는 언어가 아니라도

내 시선에 드는 푸르디푸른 해안선 자체만으로

모든 언어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첫날은 해면이 고조가 된 시간이어서 포기했던

끄터머리에 놓인 계단을 오르는 대신

아침저녁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모래에 발자국 내면서 조개껍질을 줍기도 하다

또 건너편을 마주 보고 하던 우리는

 

 

다음 날 아침

마침 간조 때라 돌아서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낮 시간은

맛집에서 새로움을 배우고

 

 

해랑 수평선이 맞닿는 시간이 되면

나는 내 혼을 다듬는다.

 

 

내가 소망하던 곳에서

내가 간구하는 그것들이

밀물이 되었다가 썰물이 되어

나를 감싸주는 감동까지 선물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이

내가 가장 누리고 싶어 하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에 있을 때

가능하다는 걸 후쿠오카 해변에서 고백하게 되었다.

 

 

 

이 모든 해프닝은

매사에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모든 일에 자신을 철저하게 몰입시키는

강한 정신의 소유자인

선영이 언니가 내 배경이 되어주었기에 가능했다.

 

 

 

바다가 있는 에덴...

그래서

다시 

오고 싶은 후쿠오카에게....

 

 

 

 

음악: Beethoven - Piano Sonata No.14 'Moonlight'

글과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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