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중에도 유난히 자신을 닮았다 싶은 자식은 괜히 정이 더 간고들 한다. 살다 보면 취미가 같다거나 세상을 같은 방향으로 바라보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한 배를 탄 듯 마음의 문도 쉽게 열린다. 따라서 학연이나 지연 그리고 혈연 이 중에 하나라도 걸리면 가려져 있던 막도 거둬지고 관계의 속도도 빨라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특히 한국을 떠나 이 넓디넓은 미국 땅에서 살면서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이 동향(同鄕) 이거나 같은 학교 선 후배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는 필연으로 뭉치려고 한다. 나처럼 한 지역에서 오래 살고 있거나 특히 같은 교회를 오래 섬기게 되면 친밀까지는 아니더라도 안면 정도는 터놓고 지내는 사람들도 꽤 있게 마련이다. 그들 가운데 말이 통하고 귀가 무척 밝은 사람이 있다. 통하면 편하게 접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