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 남의 나라에 정착하려고 할 때 제일 먼저 낭패를 맛보게 되는 것이 바로 언어와 생활문화다. 나의 문화충격의 시작은 미국 가정이나 사회 공동체가 아닌 바로 내가 제일 먼저 머물게 된 사촌오빠 가정에서 였다. 일찍이 미국에 들어와 부부 의사로 자리를 잡고 있던 사촌 오빠네 생활수준은 어린 내 눈에도 집과 자동차 그리고 주변 분위로 봐도 중산층 그 이상이었다. 특히 한번 먹고 쓰고 버리는 게 너무 많았는데 그 가운데 제일 먼저 받았던 충격은 바로 물기만 한번 쓰윽 닦은 종이 타월이 그대로 쓰레기 통으로 던져지는 것을 목격했을 때였다. 70년 당시 한국 내 사정은 행주나 걸레는 낡은 수건이나 헌 옷가지를 잘라 사용했고 심지어 시골에서는 신문지를 화장지로 사용하고 있던 때라 종이로 입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