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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왜 이래?

뜻밖에 딸로부터 여행에 대한 제안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엄마를 챙기는 딸의 기막힌 효심에 감동의 물방울이 눈가에 맺힌다. 마치 다음 날 새벽에 떠날 것처럼 ... 하지만 그러한 제안이나 계획도 딸의 직장 스케쥴이나 다른 핑계로 무산이 되면 바람빠진 풍선처럼 축 쳐져있다가 다시 서서히 부풀기 시작하려면 딸은 엄마가 아닌 친구와 여행을 가곤 했다. 작년 이 즈음 이였던것 같다. 열심히 유리를 딱고 있을 때 딸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Mom i just booked Air,Hotel and Rental car trip to Croatia and Milan" 북부 Italy Menaggio 에서 결혼식을 하게되는 딸의 절친의 초대를 받아가는 김에 Croatia 까지 다녀온다며 아무렇지 않게 브리핑 하고..

기본폴더 2020.07.20

섣달 그믐 날

새해 와서 앉으라고 의자를 비워주고 떠나는 허리 아픈 섣달 그믐날을 당신이라 부르련다 제야의 고갯마루에서 당신이 가물가물 사라져가는 걸 뚫어서 구멍내는 눈짓으로 나는 바라봐야 겠어 세상은 새해맞이 흥분으로 출렁이는데 당신은 눈 침침, 귀도 멍멍하니 나와 잘 어울리는 내 사랑 어찌 아니겠는가 마지막이란 심오한 사랑이다 누구라도 그의 생의 섣달 그믐날을 향해 달려가거늘 이야말로 평등의 완성이다 조금 남은 시간을 시금처럼 귀하게 나누어주고 여윈 몸 훠이훠이 가고 있는 당신은 가장 정직한 청빈이다 섣달 그믐날 / 김남조 * 위의 사진들은 구글에서 가져온 '해 넘김 메밀국수' .사진들이다. 김 남조의 시와 썩 어울린다. '메밀국수' 는 입맛이 덜한 무더운 여름철에 주로 만들어 먹지만 음력 한해의 마지막 날인 '섣..

기본폴더 2020.07.20

돌아오는 길

이른 아침 아틀란타를 출발하여 Virginia Beach 에 도착하니 저녁 5시45분 바람이 몹시 불고 구름이 끼인 탓에 해가 지는 모습을 놓치고 대신 이른 아침 침실 베란다를 통해 버지니아 바다 수평선에서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목격하는 행운을 얻었다.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다리인 Chesapeake Bay Bridge -Tunnel 을 건너 매릴랜드로 향했다. (참고: 위키백과) 체서피크 베이 브리지 터널(Chesapeake Bay Bridge-Tunnel)은 미국 버지니아 주 체서피크 만 입구를 횡단하는 총 연장 37킬로미터의 도로이다. 체서피크 베이 브리지는 델마바 반도와 버지니아 비치를 연결한다. 이 도로는 19킬로미터의 트레슬교, 1.6킬로미터의 터널, 4개의 인공..

기본폴더 2020.07.20

두개의 도시

조지아주 남 동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사바나는 1733년 영국인 제임스 오글소프에 의해 세워진 조지아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1786년까지 조지아의 주도였다. 한때 면화와 담배 출하항구로 번창한 도시로 지금은 미 남동부 최대의 무역 항이기도 하다. 출처:구글 시내 도착해서 제일 먼저 방문했던 Cathedral of St. John the Baptist 세례 요한 대성당 Spanish oak tree 들로 둘러싸인 Forsyth Park 을 걸으면서 얼마 전 수필가 김혜자님의 포스팅 'spanish oak tree 추억' 을 다시 꺼집어 내어 보기도 했다. 미 전체에서 사적지가 최대로 많은 사바나는 미국 최초의 계획도시로 유명하지만 또한 탐 행크스가 열연한 영화 '포레스 검프'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기본폴더 2020.07.20

어디가 좋을까...

자동차로 3시간 이상 운전하는 걸 매우 꺼리는 남편이 South Carolina, George , Virginia 그리고 Maryland 주를 거쳐 돌아왔다. 열흘 간 총 2천 5백마일 이상을 달렸는데 결혼 후 최초로 함께 한 최장거리 자동차 여행이였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찾아간 Hilton Head Island - Sea Pines resort * 우리동네에서 살다 Bluffton 으로 이사와서 무척 만족하다는 Tim 은 남편에게 열심히 골프장및 주변환경 홍보 중 은퇴를 하고나니 인생의 마지막을 어디에서 보낼 것인가 에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검토하게 되는일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Tim 이 멤버한 Callawassie Island Club 악어들이 여기저기 Sun Bath 중이다. 사우스 쪽을 택하..

기본폴더 2020.07.20

다시찾은 취미

책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정분을 쌓던적이 있었다. 의사방문때나 여행 시에도 가방 안에다 몇 권의 책을 꼭 챙기던 때도 있었다. 평소 메모해둔 읽고 싶은 책이 한국을 방문하거나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 편으로 내 손에 들어오면 책 첫 페이지에다 날짜와 사연을 메모하던 습관을 갖기도 했었다. 뉴욕을 갈 때마다 꼭 들리던 한국 서점, 집에 도착할 때까지 못 참고 호기심에 못 이겨 링컨 터널을 지나자마자 책을 꺼내 펼치던 시절도 있었다. 내가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때를 기억하니 시아버님의 대 수술 후 7개월간 재 입원 및 진료를 돕느라 병원 직원처럼 출퇴근하던 때가 아닌가 싶다. 기다림의 지루함을 전혀 몰랐던 것도 독서 삼매경 때문 이었던 것 같다. 취미를 '독서'라고 당당하게 말하던 때도 그 무렵 이었던 것 같다..

기본폴더 2020.07.20

27일간의 私見서

style="text-align: center;">남편과 같이 27일간 한국에 머물다 돌아왔다. -아버지 선산- 개인적으로는 10년만의 방문이지만 남편과의 동행은 결혼 후 처음이다. -안양 백운호수- 서울지역에서 이틀을 보낸 후 시차적응도 불사하고 우린 선산이 있는 아래 쪽 지역을 선두로 동서남북을 정신없이 다니다보니 가방을 열고 닫는 일로 매일 지쳐야 했다 오랫동안 보고싶었던 사람들, 보고싶어 하는 사람들 그리고 만나야하는 사람들을 25이상의 장소에서 75명을 만났으니 연예인 스케쥴 못지않게 움직였던 셈이다. 10년전에 왔을때 보다 한국이 또 달라졌다. 초인류 Mega-Hub급으로 지은 인천공항 제2 터미널을 빠져 나오면서부터 한국의 강산은 10년이 아닌 매일 바뀌는가 싶을 정도로 내 시선에 잡히는 모..

기본폴더 2020.07.20

구태여

요즈음은 아침에 일어나 문밖을 나가게되면 온 동네가 봄에 싸여있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냄새로 느끼게 된다. 우리 집 화단을 지나 길 건너 justin 집 앞을 지나게 되면 마치 봄이 우리 동네만 있는것 같이 집집마다 봄을 만난 화초들이 어찌나 생색을 내는지... 그냥 계속 걷기에 미안해서 잠시 멈추었다가 또 걷다보면 예뻐서 또 눈을 맞추다 나도 모르게 취한 벌이 되고 만다. "이 집에는 어떤 사람들이 모여살까..." 라는 궁금증에 또 한번 슬쩍 훔쳐보다 결국 손에 든 스마트폰을 꺼집어 내고 만다. " 너 진~~짜 예쁘다.." 요즘들어 작은 공간으로 옮길 생각을 자주해서인지 봄이 유난히 화사해 보이는 것에서 부터 동네길도 더 넓고 그지없이 평온해서 언제까지 살고있을지는 모르지만 실컷 즐기자는 욕심으로 걷는..

기본폴더 2020.07.20

다음에는 빈 손으로...

한국방문을 앞 두고 보고싶고 그리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은 한동안 나를 흥분에 시달리게 만들었다. 한국을 자주 들락거렸다거나 관광목적이 아닌 10년만의 친지와 고향친구를 만나는 방문이다보니 그들에게 어떤 선물이 합당할까 하는 고민조차 설레게 만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기 저기로 부터 잘못하면 주고도 욕먹는다는 말에 딱걸리자 근래 한국을 방문했던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하기까지 했다. 각 사람들의 수준과 취향에 맞추는 고민의 난도가 깊어지자 차라리 빈손이 어떨까 하는 혼란속에 빠지기도 했었다. 문득 60년대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 오셨던 큰어머님의 선물이 기억이 났다. 노란 Dial 비누와 후추가루 그리고 바늘 등 미제면 무조건 환호를 받았던 그 시절 녹이 잘 쓰는 국산 바늘에 비해 천을 꿰맬 때 ..

기본폴더 2020.07.20

거절 했어야 했는데...

"맛있는거 실컷 먹고 살좀 찌워 오세요..." 한국을 나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이구동성으로 내게 던지던 말이다. 산 사람들의 이쁜부탁을 들어주려고 가는데 마다 차려주는 진수성찬 앞에서 신들린 사람처럼 허리띠를 풀어버렸다. 흔히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잘 먹고 죽은 사람은 댓깔도 좋다. 먹기위해 일 하고 산다는 말에 장단을 맞추며... 돌아가면 다시 먹을 수 없다는 현실을 다독이며 그 상을 마주 했던 그 기분을 더듬어 상을 차려본다. 자 같이 드실까요 *_~ (자갈치 시장:멍게와 해삼 그리고 생낙지) (거제도) (워커 힐) (콩두: 보리굴비 녹차 물) (인사동 옥정: 배추전 홍어와 삼겹살, 홍어찜, 간장계장) (동대문 두타 몰 지하) (마산: 복어국과 응개나물) (속초 초당두부) (안양: 낙지 전복 전골)..

기본폴더 202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