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손에 책을 들고 있게 되면 금방 눈이 피로해져 책을 덮고 마는데
우연히
유튜브에서 책 읽어주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땐
마치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지푸라기를 손에 잡은 그런 기분에 흥분을 했다.
그때부터
상큼한 여자 목소리에 잠이 들 때도 있고
먼지가 끼어있지 않은 바람 같은 남자의 자장가에 잠이 들기도 한다.
그중
'책 읽는 다락방 j' 방을 더 많이 클릭을 하는 편이다.
'여행의 이유' , '남자를 찾아 산티아고' , '여자 전' , '울고 싶을 땐 사하라로 떠나라' 등
J의 차분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어느 날 밤
'요기, 인도에 쉼표를 찍었습니다'라는 제목이 눈에 딱 들어왔다.
인도 어느 작은 마을인 '아쉬람'에서 한 달간 요가 수행을 체험한 '이헌희' 작가의
훈련 보고서 형식의 글이다.
작가의 프롤로그에서부터
재 작년 YOGA TT Program 수업 중에 배우고 익혔던
익숙한 단어들이 하나둘씩 귀속으로 쏙쏙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나 자신이 수면 속으로 진입하다 브레이크를 밟은 기분이었다.
작가는
수행 기간 동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한 수련과정을 통해
제대로 산다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숨을 쉰다는 것임을 체험했고
제대로 된 호흡이
긴장, 분노와 같은 감정조절을 가능하게 해 주며
더 나아가 노폐물과 독소까지 배출시켜준다는 걸 강조한다.
어둠이 걷히고 빛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아사나로 하루를 열었다가
아쉬람에 어둠에 덮이면 모든 것이 중단되는 곳
나도 한때 얼마나 가고 싶어 했던 그곳의 이야기다.
그는
분리된 몸과 마음을 결합시키기 위해서는 자연의 모습을 담고
그에 순응하게 될 때 생활의 리듬도 편하게 타게 된다고 강조한다.
나도 그렇게 배웠다.
이 몹쓸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모두를 답답한 공간에 갇혀두고 있다.
스트레칭 문화교실과 개인지도도 정지된 상태다.
그렇다고
그동안 잘 다듬어 놓았던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어지면 피해는 내 몫이 된다.
당분간
대부분의 시간을 소요하게 되는 부엌이
스트레칭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토브와 오븐에 든 것들이
익혀가는 동안...
허리를 곱게 펴고 양 팔을 길게 뻗어준다.
낮에는 부엌에서 몸으로,
밤에는 다락방에서 영혼의 언어로 소통을 하다 보면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바이러스도
사라지게 될 것으로 희망한다.
음악: Bert Kaempfert - I Love How You Love Me
글, 사진제공(pinterst)/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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