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특별한 날도 아니련만
해가 바뀔 때마다
어딘지 모를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2020년이 가고 2021년이 도착된 날 아침
제일 먼저
휴대폰과 카톡을 재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한 해동안 한 번도 연락이 없었던 사람들을 지웠다.
휴대폰 공간이 태평양이 되었다.
*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내 이야기에
사진과 음악을 입혀 내 Blog에 올린다.
'생각의 나눔'이라며
카톡 방으로 들고 가서 나누는 즐거움도 누리곤 하는데
그에 대해 단 한 번도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나한테는 소중한 것이
어떤 부류에게는 잡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시도 때도 없이 (무음처리 상관없이)
밀고 들어오는 식상한 글과 영상들이 소음으로 여겨져
종종 삭제해 버리기도 하니까...
지나친 정보가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것이 되면
그냥말로 민폐요 고문까지 받는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반응 그룹과 무 반응 그룹을 깔금하게 분리를 해놓았다.
새해 다음 날이다.
거의 20년 가까이 사용 해오던
메이커 업 케이스가 촌티나는 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체할 것이 있을까 하고 눈여겨보곤 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놓고 사용 해오고 있었는데
눈과 손에 익숙해 있기 때문인가 싶다.
'새해에는 새 것으로' 라며
갖다 버리려던 마음이 금세 바닥에 주저앉고 만다.
쓰레기 통으로 던져 버릴 때까지는 인연이라 여기고
바로 목욕재계 (沐浴齋戒)를 해 놓고 보니
신랑을 맞이하는 신부처럼 곱다.
덕분에 목욕탕이 훤하다.
휴대폰과 카톡 공간을 비우고
묵은 메이컵 케이스 먼지와 때까지 빡빡 닦아 놓았으니
이제
나를 비울 차례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작년 한 해를 도둑 맞은 것처럼
답답하고 억울했다.
그 답답함을 글로 말로 표현한답시고
지나친 감성,감정 나르시시즘에 빠져
주변 사람들로 부터 불 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았나 두렵다.
새해에는
그 모든 걸 청소하고 용서받고 싶다.
사진(펌)
음악: The Poet and I / Frank Mills
글, 사진/작성
이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