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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입구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할머니' 라는 소리를 처음 듣게 되었을 때 그 말을 인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고 "이제는 중년도 못되는 노년이 되었구나..." 라며 마치 쓰디쓴 약을 억지로 들이키는 심정으로 삼켜야 했다. -양자-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나와 연결되어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월에게 젊음을 빼앗긴지도 모른체 이미 자연스럽게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불려지고 있다. -구글- '오십' 이 가까워 지자 '중년' 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던 때가 있었다. -구글- 하지만나는 그 중년을 세차게 밀어내 버렸고 '중년'이 된 나를 못 본체 했던게 어제와 같은데 어느 순간 어색하기 짝이 없는 노년 층으로 밀려난다 싶으니 '중년'에 반기를 들었던 그때가 오히려 그립기도 한다. -양자- '신체적 매력의 상실에 ..

기본폴더 2020.07.01

카테리니행 기차

눈을 볼 수있는 겨울철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Dr. Zhivago' 딸과 여러차례 보곤 했다. 미 중북부 지역인 시카고를 비롯하여 미네소타주 최대도시인 Ninneapolis 지역이 역대 급 폭설로 도시전체가 마비상태다. 눈으로 인한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고 사태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의 한 풍경을 떠 올리게 하는 노래가 내게 있다. 그리고 아래의 글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일상적인 남녀 사이의 이별을 노래한 것처럼 들릴수도 있지만 나치에 저항했던 그리스의 한 젊은 레지스탕스와 한 여인의 가슴 아픈 이별을 다룬 노래다. 카테리니 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속에 남으리 내 기억속에 남으리 카테리니 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

기본폴더 2020.07.01

39년만에 본 내 땅

1980년 그러니까 미국 이민 7년만에 내 이름으로 땅을 구입했다. 그것도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산 땅이 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 남쪽 은퇴한 사람들의 천국이라는 플로리다에... 결혼 전 이었다. G 개발업체가 플로리다 서부 지역에 개발을 시작하면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세일즈맨에게 고분고분 설득이 되었던 것이다. 그때가 마침 미국직장에서 일을 시작했던 즈음이었다. 그 당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꿈은 열심히 돈 벌어서 자식들 공부하기 좋은 지역에다 집을 장만하는것과 은퇴후 노인들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갖춘 플로리다로 가서 노후의 여생을 보내는 것이었다. 약 300평 되는 땅을 계약을 하고 나니 마치 스위스 은행에 구좌를 오픈 한 기분이되었고 그때부터 혼자..

기본폴더 2020.07.01

더 남쪽으로...

추수감사절을 너무 적적하게 보냈던 우리는 곧 닥쳐올 크리마스와 연말 연시 에도 다시한번 더 그런 기분에 몰리 게 될 것을 몸서리 치며 미리 대처하는 방안으로 한번 갔다 온 Hilton Head 로 가서 연말과 새해를 Timmy 와 보내기로 했다. Timmy 는 우리 지역에서 살고 있었을 때부터 매 새해 첫 주를 Florida 서부쪽에 있는 조용한 휴양지인 Clearwater 잠시 쉬고 온다면서 이번에 우리와 같이 가면 어떻겠냐고 물어왔을 때 우린 물론 오케이를 했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그러하듯이 먹고 살기위한 생업에 혼신을 쏟고 사느라 생활반경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Florida' 를 언급하게 되면 그저 은퇴 후에 살기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가진 곳 그리고 디즈니랜드와 마이아미 정도만 겨우 ..

기본폴더 2020.07.01

다시 남쪽으로

새해 떡 만두 국을 성탄절 날 미리 챙겨먹고 저녁 7시 정각에 남쪽으로 출발했다. 두 번째 남부로 향한 자동차 장거리 여행이다. 지난 해 3월 첫 여행이 은퇴 후의 주거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 이였다면 이번 여행은 또 다른 이유 때문인데 나중에 차차 소개하기로 한다. 일부러 운전 하기에 불편한 밤시간을 택한것은 워싱턴 디시 근교의 엄청난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서다. 밤새도록 운전을 해서 목적지인 사우스 캐롤라이나 Hilton Head 에 도착하니 이른 아침 6시 13분 Cracker Barrel 에서 간단히 커피와 아침을 먹고나니 날이 밝아졌고 어느정도 피로도 풀렸다. 은퇴 후의 거주지를 S. Carolina 휴양지인 Hilton Head 바로 옆 Bluffton 을 생각 해본것은 우리 지역 골프장에서 오..

기본폴더 2020.07.01

단골집

서점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여전히 버텨내고 있는 서점 ' Barnes & Nobel ' 어쩌다 마음이 내키면 들리던 그 곳이 은퇴 후 아예 단골집으로 되고 말았다. 매번 그런 기분이지만 그곳을 향하는 내 마음은 늘 설레고 발걸음은 가뿐하다. 마치 공자가 언급한 난초 방에 들어가 선인 들과 함께 한다는 그런 느낌 때문일까... 입구에 들어서면 신간 베스트 책들이 자기를 읽어 봐 달라는 듯 아양을 떠는 것 같아 책 표지랑 눈을 맞추거나 책장을 열었다 닫았다 몇 차례 한 후 슬그머니 카페 쪽으로 향한다. 카페에서 커피 내리는 소리와 서체를 따라가는 사람들의 조용한 시선이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빠져나온 내 영혼의 숨을 고르게 쉬게 해 준다. 간혹 어린아이를 데리고 와있는 부모들이 보이면 내 시..

기본폴더 2020.07.01

서양친구

원래 남편과 빌리는 20년 전 같은 골프장 멤버로 알게 되었지만 내가 빌리와 그의 부인을 알게 된 것은 약 15년 전이다. 그나마 서로에 대해 채 알기도 전에 빌리 내외는 버지니아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우리내외가 빌리 내외랑 더 가까이 지내게 된 것은 오히려 그들이 버지니아로 옮긴 뒤 부터다. 매해 메모리얼 연휴나 노동절 연휴가 되면 우리는 빌리가 사는 Leesburg 인근 지역으로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또 다른 지역으로 함께 여행을 가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어딘가 모르게 일반부부 와 다른다는 걸 직,간접으로 느끼곤 했다. 자연히 아내인 T 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또 여러차례 함께 여행을 하면서 그들의 부부생활에 불순물이 많이 끼어있다는 걸 알았다. 탄탄한 회사에 중역인 빌리는 출장이 잦았고..

기본폴더 2020.07.01

나팔을 불던 날.

한국에서 젊은 손님이 왔다. 머무는 시간이 잠시라 하루를 필라델피아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가이드를 하려니까 내가 이 도시에 대해 제대로 아는게 없다는게 아닌가.... 거의 40년 동안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생업을 하면서 생업에 관련된 물건 구입을 위해 필라델피아 시내를 파고 들어가곤 했지만 미 독립을 최초로 선포한 이 위대한 도시를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지 못했다는 것이 슬픈 고백이다. 그냥 기억나는대로 적당히 얼버무리기식보다 이 기회에 나도 제대로 알고싶다는 생각에 위키피디아를 뒤적였다. -구글 이미지- 1871년 필라델피아 시에 새로운 시청 건물이 건립되었다. 시청의 높이는 548피트 (약 167미터, 548이란 숫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출신의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

기본폴더 2020.07.01

나만 이럴까...

내가 아주 어렸을 그 당시는 새옷을 얻어입을 수 있는 유일한 날이 바로 추석과 설 뿐이었다. 평소에 먹지 못하는 각가지 음식을 배불리 먹고나면 동네 여기저기에서 바스락 소리를 내며 새옷을 입은 아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한결같이 윗도리의 소매와 바지가랑이가 한 두어번 접혀 있다. 몇년동안 계속 입을 수 있도록 제사이즈보다 훨씬 큰 사이즈를 사서 입혔기 때문이다. 넘치는 지금과는 달리 귀하고 가난했던 시절의 아련한 풍경이었다. 하루종일 바깥에서 친구들과 정신없이 놀다보면 해는 서산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고 이집 저집에서 전구불빛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나는 가슴이 먹먹해지기 시작했다. 명절이 딱 하루 뿐이라는게 그토록 서럽고 화가 나서 울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일년에 그런 특별한 날이 여러몇 번은 있어야 한다..

기본폴더 2020.07.01

배신자의 변명

책들이 낯설다. 인터넷 발달 때문인지 아니면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집단 중독이 된 내 탓인지 예전같지 않다. 남의 집안을 둘러보다 다양한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을 발견하면 그다지 알지 못하는 그집 주인의 인품을 넉넉하게 견적을 내주며 존경까지 했던적도 있었다. 덩달아 단골 서점까지 두고 구입한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앞을 지나갈 때마다 훑어보며 무슨책을 읽을까.. 고민도 했었다. 근래에 와서는 무슨책들이 꽂혀있고 무슨 책을 읽었고 어떤 책이 감동을 주었는지 기억에서 하나 둘씩 지워지고있다. 은퇴생활이 시작되자 작은 공간으로 옮길 구상을 자주 한다. '떠날 때는가볍게' 라는 구호를 걸고 그때를 대비해서 시간이 날때마다 생각이 날때 마다 정리를 한다는 이유로 책장을 마주했다. 오랜만의 일이다. 어디를 갈 때마다 가..

기본폴더 202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