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살고 있는 딸이 엄마 생일 겸 주말을 함께 보내려고 오랜만에 내려왔다. 오랜만에 훈훈한 냄새가 집 안을 채운다. 매해 생일이 가까워지면 친정엄마 생각을 하며 "생일이 평일과 뭐 다를 게 있나..." 하지만 막상 생일이 평일처럼 모른 체 지나가게 될까 봐 해가 질 때까지 조급한 마음으로 은근히 뭔가를 기대하게 되는 게 너무 솔직한 나만의 고백인가.. 어느새 60 환갑 (換甲) 도 훨씬 지났고 그렇다고 칠순 (七旬) 은 아직인 고작 67세 생일 이건만 한국에서부터 시작된 생일카드 축하 메시지와 촛불 케이크 행렬이 약 2주에 걸쳐 이어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내가 태어난 날 돌아가신 종 백부님의 제삿밥이 내 생일 밥이 되어주곤 했던 그 시절에 비하면 놀라운 신분상승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