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살고 있는 딸이
엄마 생일 겸 주말을 함께 보내려고 오랜만에 내려왔다.
오랜만에 훈훈한 냄새가 집 안을 채운다.
매해 생일이 가까워지면 친정엄마 생각을 하며
"생일이 평일과 뭐 다를 게 있나..." 하지만
막상 생일이 평일처럼
모른 체 지나가게 될까 봐 해가 질 때까지 조급한 마음으로
은근히 뭔가를 기대하게 되는 게 너무 솔직한 나만의 고백인가..
어느새
60 환갑 (換甲) 도 훨씬 지났고
그렇다고 칠순 (七旬) 은 아직인 고작 67세 생일 이건만
한국에서부터 시작된 생일카드 축하 메시지와 촛불 케이크 행렬이
약 2주에 걸쳐 이어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내가 태어난 날 돌아가신 종 백부님의 제삿밥이
내 생일 밥이 되어주곤 했던 그 시절에 비하면
놀라운 신분상승이라 스스로 감격에 헤맨다.
그리 살가운 편도 보드라운 성격도 아니지만
단 한 번도 잊지 않고 내 생일을 제일 먼저 챙기는 딸이 아니면
아무도 모르고 지나가고 마는 내 생일
이번에는 3일 동안 가족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다
토요일 하루만큼은
온전히 Mom & Daughter 시간을 보내게 되자
2010년
딸 대학 졸업 선물로 함께 떠났던 이태리 여행이
가을 하늘 뭉게구름처럼 몽실거린다.
오롯이
엄마와 딸 둘만의 시간은 특히 엄마인 나의 기억 창고를 빛나게 해주는
Collection of Priceless Picture 다.
67살이나 된
낡은 나에게 특별한 생일을 맞이하게 해 준
사랑하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이 진심을 가득 담아
보내드리고자 한다.
음악: Vincent Starry Starry Night/Don Mclean
글과 사진/작성
이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