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부엌 창 건너편에 붉은 고개를 들고 있는 화초를 바라보며 요가를 하는 즐거움은 바로 팬데믹 시작과 함께다. 요가란 정신과 신체와 그리고 감정이 서로 통해야 하므로 한지점에 오롯이 집중해야 하는 나는 창 너머 화초에 마음을 연결해놓고 요가를 시작하게 되면 저절로 온 몸이 紅 이된다. 영어명: EUPHORBIA MILI (Crown of Thorn) 작년 한 해는 제라늄 덕분에 답답하기 그지없는 나날의 우울함을 이겨 낼 수 있었는데 바로 매일 아침 창 건너편에서 나를 바라보는 제라늄 때문이다. 찬바람이 불고 서리가 내려앉는 계절이 되자 그렇게 요염을 부리던 제라늄도 꽃과 잎이 시들어지면서 줄기도 제 빛을 잃고 마르기 시작했다. 손이 닿는 곳마다 마른 껍질이 바삭거리며 죽음 앞에 홀로 서 있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