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단조로운 모노톤 색만을 고집해오던 내가 어느 해 봄 샤방샤방한 옷감과 색상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요원만큼 용기나 자신감은 상승되지 못했는데 그건 낯설고 익숙하지 못한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는 내 소심한 성격 탓이다. 눈에 확 띄는 밝은 색상이나 대담한 패턴의 옷을 입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그 일이란 마치 청문회나 법정 같은 곳에서 증언을 해야 하는 만큼이나 떨리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에만 매달려 있던 어느 날 뷰틱 샵에서 걸려있는 치마에 마음이 붙잡히고 말았다. 샤방샤방하다는 표현이 적당한... 한 동안 옷장 안에서 끄집어낼 명분을 모색만 하다가 봄이 완연하게 내려지는 날 지인과 단 둘이 소풍길을 나섰다. '옷이 날개다'라는 말의 힘인지 살갗을 건드리는 치마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