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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面의힘

생활이 최첨단 기술에 지배되고 있는 현시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대면보다 문자나 온라인으로 비대면으로 소통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변화에 불만을 드러낸 숙명여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은 아래의 글로 대면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 물리적 거리와 심리적 거리는 비례한다. `맹자`의 `양혜왕` 상편에는 `곡속(??)`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곡 속은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이 두려워 벌벌 떠는 모습을 가리킨다. 어느 날 제선왕은 흔종(?鍾·종을 새로 만들었을 때 짐승의 피를 뜸에 칠하고 제사 지내는 풍습)에 제물로 쓰일 소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 모습을 측은하게 여긴 왕은 제물을 소에서 양으로 바꾸라고 명한다. ..

기본폴더 2024.02.07

수선공

흔치는 않겠지만 살면서 닮고 싶고 따라 하고 싶을 정도로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로또에 당첨된 인생이다. 존재를 걸고 연모하고 사랑하는 대상이 있는 인생은 매일이 봄날이다. 외로운 이민생활 시작인 20대에 알게 되어 혼란스러운 결혼생활에 시달렸던 30,40대에 고민을 털어내고 의논할 수 있는 멘토가 내게 있었다는 건 분명 아무나에게 해당되는 일이 아닐 것이다. 내 인생 50,60대가 가장 빛나던 때라고 확신할 수 있다면 친밀하게 소통 가능한 멘토가 위기 때마다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늘 존경했던 분 늘 신뢰했던 분 늘 친밀했던 분 하지만 언제나 빗줄기 건너에 계셨을 뿐 내 영혼의 순수한 지점에서 만나 깨지고 뒤틀어진 내 인생을 수선 맡아 주신 분 내 평생 할 수 있는 사랑을 다 소진했다 해도 후회하..

기본폴더 2024.01.28

제발 !

처음엔 호기심으로 일일이 열어봤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비밀댓글이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다. Daum.net으로 옮겨오기 전 미주중앙일보에서 관리하는 J Blog에서 10년간 블로거로 활동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가끔씩 올려진 비밀댓글은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거나 혹 다른 방문객들에게 의심 내지 오해를 받고 싶지 않아 조심스럽게 건네오는 대화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땐 비밀댓글이 달려져 있으면 설레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T story로 바뀌지고 날이 갈수록 광고가 불어나기 시작하더니 비밀댓글이 줄줄이 사탕처럼 위에서 아래로 좌악 달려든다. 하나같이 진정성 없는 무미건조하게 복사된 상투적인 인사말을 이방 저방에다 같다 붙여놓고 있다. 포스팅 글 내용과는 전혀 다른 댓글 '글 잘쓰네요' ..

기본폴더 2024.01.21

젖은 창

비 같은 눈이 눈 같은 비가 부엌 창 밖으로 흘러내리는 날 ' 눈과 비'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사랑이 시작되는 날이다. 그들의 단상에 나도 젖어 보고 싶어 창너머로 시선을 보낸다. 우산 속의 연인들이 길 위에 마주 보고 서성이듯 젖은 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외로운 시선도 있다. 달리던 마음이 비를 닮아서일까 잠시 창가에 걸터 앉는다. 비가 좋아 눈이 좋아 바깥에서 젖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창밖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영혼이 팔리는 사람도 있다. 젖은 창 건너에 흐르는 빗물이 내 마음속에도 흐른다. 바깥세상은 비에 젖고 나는 음악에 젖는 날이다. 비가 아무리 줄기차게 쏟아진다 하여도 우산 속에서 나란히 걸을 수 있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발목과 어깨를 축축이 적셔온다 하여도 비를 의식하기보다 서로의..

기본폴더 2024.01.15

낯설었던 날

하필 하루종일 바람 불고 태양과 숨바꼭질 하던 날 거제시의 섬 칠천도(七川島)에 내가 있었다는 게 너무 낯설었다. 사실 그동안 몇 차례 거제도를 갔었지만 그곳에 칠천도섬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아직도 미개발 황토 지역이 많이 남아있고... 덜 붐비기에 그런 칠천도가 좋아 자주 오게 된다는 어느 작가의 안내로 익숙지 않은 낡은 선박장에서 어설픈 피사체가 되어버린 낯설었던 날 그런데 여전히 설명도 이해도 안되는 건 그 앞에 서 있을 땐 마치 무언의 언어 잔치에 초대 받은것 처럼 영혼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날씨랑 전혀 관계없이 바람이랑 데이트하던 낯설었던 날 수야방교 근처에서 나타나지 않는 해 대신 미소를 만났던 그날 낯설기만 하던 날.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조수미 글과..

기본폴더 2024.01.07

긍정의 품격

나보다 먼저 일본 '후쿠오카'를 다녀온 동생 주희로부터 " 후쿠오카에 가면 선영이 언니의 클래식 번역본을 보게 되면 깜짝 놀라게 될 거예요" 설사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되더라도 클래식에 문외한 나로서는 주희의 말이 막연하게 들릴 뿐이었다. 후쿠오카에 도착한 후 나의 일상은 바다와 마을 분위기에 몰입되는 바람에 주희가 언급한 클래식 번역본에 대해 잊고 있다는 걸 나 스스로에게 들켜버린 나는 그때부터 손에 쥔 번역본을 한 장씩 페이지를 급하게 들춰내기 시작했다. 일본어로 된 책을 한국어로 직접 번역을 해서 완성된 두 권의 책 Classic 1 & 2 총 777페이지 무심하게 듣기만 했을 때와는 달리 직접 책이 내 손에 잡혀있을 때는 거의 충격이었다. 전문적인 번역가가 아닌 사촌언니로서 어찌 가능했을까? ..

기본폴더 2024.01.02

꿈엔들 잊으리오...

살다 보면 예상밖의 일로 당황하거나 난처해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꿈인가 생시인가 " 하며 환성을 지를 때도 있다. 한국방문 그것도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가을에... 그동안 여러 차례 걸쳐 세웠던 계획을 지우고 또 세우기를 하다 결국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내가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있는 사실이 꿈이 아닌것에 놀라야 했다. 지난 몇년간 나를 둘러싸고 있었던 긴장, 고통, 아픔, 상처, 고난, 절망, 포기, 로부터 45일간 해방이 되었기에 긴장 대신에 감사 고통 대신에 감사 아픔 대신에 감사 상처 대신에 감사 고난 대신에 감사 절망 대신에 희망 포기대신에 도전이 되었다. 첫날 아침 맑은 햇살을 데리고 나타난 언니를 껴안고 감사가 벅차다며 흘렸던 눈물까지 누구나 한국을 들락거린다. 나도 이번이..

기본폴더 2023.12.26

사촌 (주희)

파란 하늘에 떠있는 하얀 뭉게구름 이른 아침 풀잎에 맺혀있는 영롱한 이슬 그리고 맑은 수면 위로 떨어지는 말끔한 물방울 보면 저절로 마음이 Clairity, Pure, Innocent 가 된다. 불순물이 전혀 끼여있지 않다는 생각에 지배당하기 때문일 게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풀꽃이나 들꽃 옆을 스칠 때도 순수하고 겸손한 건강한 냄새를 맡게 된다. 인위적인 돌봄이나 꾸밈이 묻어있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마음에 닿기 때문이다. '말갛다' 내가 참 좋아하는 언어다. 그 언어를 사용할 때마다 사촌동생 주희의 해맑게 웃는 모습과 오버랲 시키는 버릇이 생겼다. 주희는 태어나면서부터 공주였다. 그 당시 구하기 쉽지 않은 옷, 드레스 그리고 장식품등을 제일 먼저 구해 입혀주는 게 숙모님의 책무이듯 주희는 늘 주위의 부..

기본폴더 2023.12.20

에덴(후쿠오까 편)

- 후쿠오카 - 여태까지 일본을 가보지 못했던 내가 부산항에서 선박으로 후쿠오카항에 도착하게 된 건 바로 선영이 언니가 직접 설계해서 지은 집이 그곳에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투자가치가 될 만한 동네나 지역에다 땅을 매입하는데 비해 언니는 사람들이 북적이거나 교통체증이 많은 곳을 일부러 피해 한적한 곳을 찾는다고 한다. 조용한 대지위에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 직접 땅을 고르고 설계를 하고 또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가구를 직접 주문하고 짜 맞추기 하는 일이 선영이 언니의 취미인 듯 언니는 늘 빈터, 빈집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는 형부의 지적에 저항할 용기는 접어야 했다. 일본 소유 Queen Beetle로 부산항을 출발한 배는 약 3시간 40분 후 후쿠오카항에 도착했다. 어둠이 차지한 낯선 ..

기본폴더 2023.12.14

에덴(매물도 편)

거제 저구항에서 매물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 새벽 5시에 수목원에서 나왔다. 서울에서 살면서 늘 시간을 쪼개가며 일상을 채우는 사촌 주희가 우리와 함께 매물도를 가게 되었다는 그 사실로 사촌 셋 모두 치어리더가 되고 말았다. 거제도까지 가는 도중에 아침을 맛있게 먹은 후 거가교를 지나 거제 거구항에 도착했다. 오전 8:30분에 마중나온 푸른하늘과 하얀 구름의 안내로 출발한 배는 약 40분 후 대항마을 선착장에 도착했다. 매물도 늘 오고 싶었던 섬이자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언니의 집이 있는 마을 파란색 창문이 달린 언니의 집이 보이는 순간 서두르기 시작했다. 2005년도 친구들과 소매물도에 놀러 왔던 언니는 조용하게 자리잡은 대항마을 언덕 300평의 대지를 구입한 후 약 2년에 걸쳐 건축 자재를 배..

기본폴더 2023.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