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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초

일명 '헤로인 월마트'라 알려진 필라델피아의 켄싱턴지역에 있는 마약중독자들에게 '체리힐제일교회'에서 점심과 음료수를 제공하는 사역에 동참한 지어느덧 다섯 달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텐트안에서 핫도그와 음료수를 서빙해 오다일어설 수 없거나 걸을 수 없어 드러누워있는 노숙자들에게 직접 간식과 물을 배달하는 일을 자청했다. 위험하다며 말리기도 했으나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이었기에배달팀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그야말로 비참하고 처절한 광경들이 이 골목 저 골목 모퉁이에서 나타났다. 켄싱턴 사역터에 나가는 팀원들에게 하나님께 충성하는 믿음의 자세로 노숙자들을 섬기라는 Tim Keller.  목사님의 5;30초 말씀이 격려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는 김일영 담임목사님의 당부를 기억하며 내가 왜 지속적으로 켄싱턴사..

기본폴더 2024.10.05

서로를 통하여 ~

모든 일에 때가 있다.Everything has its time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To everything there is a season,A time for every matter under heaven: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A time to be born, And a time to die;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A time to plant, And time to pluck what is planted;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A time to kill, And time to heal;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A time to break down, And time to build up;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

기본폴더 2024.09.28

빈 의자

저녁을 먹고설거지까지 다 끝내고노트북 앞에 앉아 늙은 참외 껍질을 벗기는데부엌 창으로 풍경 하나가 나타났다. 아무것도 놓여 있는 않은 텅 빈 유리 테이블그리고아무도 앉아있지 않는 의자 여섯 개  내 시선에는 소슬한 바람끼리 소통하는 침묵으로 바람을 이는 것처럼 보였다.  " 이번 여름은 어땠어? " "  글쎄... " 그 침묵의 속삭임을 눈으로 ,마음으로,  몰래 찍다 스마트 폰을 들고 말았다.딱 한 장  내 마음이 찍혀 버렸다. [현대시선 시 공모 당선작 2019 ]     Eating dinnerFinish the dishesPeeled old melon sitting in front of laptopA landscape appeared through the kitchen window. In my e..

기본폴더 2024.09.26

Genuine 칭구

오랜만에칭구  Jennifer로부터 문자를 받자마자대문을 열었을 때난간에는 두 개의 박스에 담긴 채소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jen 은내 폰에 유일하게  이름대신 '칭구'로 저장이 되어있는데그 이유는  밝히고 싶지 않고 다만 지난 15년간 한결같은 사이임을 강조하고 싶다.   그녀와 마주할 때마다나는 Genuine이라는 단어와 오버랩하게 되는데바로 그녀의 순수한 인성 때문이다.   전문사진작가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를  내 요가화보집의 사진편집 담당을 맡겼던 것도나와 캐미가 딱 딱 떨어지기 때문이다.   함께 하면 편하고내 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자세를 하는 친구다.  외국인을 '칭구'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내겐 기쁨이다.    아버지 텃밭에 있는 생물에서 나를 떠올리며 직접 집에까지..

기본폴더 2024.09.16

축복의 휴식

떠나는 여름과 다가오는 가을이 만나는 시점인미국 노동절 연휴를 맞아하여체리힐제일교회 온 가족 수련회가   2박 3일 일정으로우리 지역에서 약 170마일 거리에 있는-HONOR HAVEN RETREAT RESORT- 에서 가졌다.     마치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약속하신 꿀과 젖이 흐르는 가나안땅으로 탈출하듯170명의 체리힐제일교회 성도들은수련회 담당 관계자들의 친밀한 계획과 헌신의 대가로평온과 휴식이 기다리는 수련회장으로 향해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체크인을 하기 위해 정문으로 들어가다 보니마치천국잔치에 초대받았다는 착각이 들었을 정도로 멋지고 아름답게 설계된 조경이 우리 모두를 환영했다.    체크인을 마친 후   저녁식사 시간인 6-7시다른 지역 교인들까지 붐볐지만 질서 ..

기본폴더 2024.09.06

와인목장

내가 31년째 살고 있는 우리 동네는다리를 사이에 둔 도시와 연결이 되어있는 외곽지역이다.  지난 30년간 생업터로 출퇴근할 때마다 세 갈래로 나뉘지는 신호등 앞에 서게 되면옆으로 넓고 나지막하게 경사진 푸른 초장에서 풀을 뜯고 있는 말을 보면서 마음 안으로 생수가 흐르는 상쾌한 기분으로 일터로 나갔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 농장을 바라볼 때마다제발 아파트단지나 상가가 들어서지 말아야 할 텐데 라는 조바심으로31년을 그 목장옆을 지나다녔다.   그런데최근에 그 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아무것도 심기지 않았던 빈터에 포도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는가 하면어느 날은   -SELL HONEY- 사인이 앙증스럽게 세워져 있다.  분명 변화가 생긴 것이라는 확신은지나다닐 때마다 들어가고 싶은 호기심..

기본폴더 2024.08.28

서러운 시절

딸 셋 중 막내로 자랐다.부잣집 셋째 딸이면 얼마나 좋았겠나 마는우리 집은 보통 중산층 이였기에늘 언니들이 실컷 입다 내려주는 걸로 입고 자랐다.그러다 보니일 년에 새 옷 입는 설과 추석이야말로내가 일 년 내내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렸던 명절이 되었던 것이다.    나이 차이가  많은 큰 언니는마치 엄마처럼 느껴졌기에 자라면서 공유했던 것이 별로 없는데그중에 뚜렷하게 기억하는 것은공중목욕탕에 나를 볏겨 눕혀놓고마치 생선비늘 벗기듯돌로 문질러 대던 무서운 언니로만 기억한다.대신3살 터울인 작은 언니는 친구 같기도 해서 둘이서 자주 싸우기도 했다.작은 언니는국민학교 졸업할 때까지 공부를 제일 잘하는 우등생으로학교와 동네에서 인정을 받아 집안에서는 '보배'라고 불렀는데중학교 때부터 대도시에서 하숙생으로 지냈다...

기본폴더 2024.08.24

나를 입히다..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는주로 가족 이야기와 남의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데 비해 나는 내 생각을 드러내는 편이다. 내가  평소 추구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생각내가 경험하는 일이 내 삶 속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 편이다. 그건 바로내 삶의 주인공으로 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나는 그런 나를 참 좋아한다.자칫 나르시스티즘에 빠진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나를 잘 모르는 편에 서있는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해석한다.    나는 책임감에 철두철미하다.그 사명감이 되레 나를 힘들게도 하지만  그 모든 책임에 대한 나의 판단이 어떠한 결론이 될지언정"어떻게 그런 생각까지..너 참 대단하다야..."로 나를 응원해 준다. 그런 믿음이 나에게 용기와 힘이 되는 자양분이 되고나를 의지하게 되는 이유로 ..

기본폴더 2024.08.05

Splendor of Faith

체리힐제일교회 여선교회 일일수련회가   77 E. Fleming, Hammonton, NJ 08037에 자리한-평화기도원- 에서 가졌다.    해당 준비위원들은차질 없는 수련회 행사진행을 위하여다섯 차례 모임을 가졌다.   평화기도원으로 들어서니  아주 단조롭고 평화로운 건물이 파란 하늘과 흰 구름사이에가지런히 드러내면서Welcome ~  3시에 시작되는 수련회를 준비하기 위해미리 도착한 준비위원들은  각자 맡은 담당배역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정리 정돈하며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체로봉사자들의 공통점은  공동체를 위하는 일에 귀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중에도한결같이 즐거움과 기쁨이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는 점이다.    정지숙집사님의 맑고 재치가 넘치는 사회로 제1부와 2부로 나누게 되는 수련회..

기본폴더 2024.07.24

그 바람같이...

섭섭하게,그러나아주 섭섭하지는 말고좀 섭섭한 듯만 하게,​이별이게,그러나아주 영 이별은 말고어디 내생에서라도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연꽃만나러 가는바람 아니라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언제 어디에서 누구의 시를  훔쳤는지도 까마득하다 작금에 들어서는 여기저기 연꽃밭을 도는 바람처럼연꽃밭을 들여다보며 속을 풀어놓는다. 마치 데리고 갈 팔짱을 기다리듯...    노래: 해후/최성수글,사진/작성 이슬

카테고리 없음 2024.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