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빈 의자

큐팁 2024. 9. 26. 08:00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다 끝내고

노트북 앞에 앉아 늙은 참외 껍질을 벗기는데

부엌 창으로 풍경 하나가 나타났다.

 

아무것도 놓여 있는 않은 텅 빈 유리 테이블

그리고

아무도 앉아있지 않는 의자 여섯 개

 

 

내 시선에는

 소슬한 바람끼리 소통하는 침묵으로 

바람을 이는 것처럼 보였다. 

 

" 이번 여름은 어땠어? " 

"  글쎄... "

 

그 침묵의 속삭임을 

눈으로 ,

마음으로, 

 몰래 찍다 

스마트 폰을 들고 말았다.

딱 한 장  

내 마음이 찍혀 버렸다.

 

[현대시선 시 공모 당선작 2019 ] 

 

 

 

 

Eating dinner

Finish the dishes

Peeled old melon sitting in front of laptop

A landscape appeared through the kitchen window.

 

In my eyes

In silence, the gentle winds communicate

Seemed to wind.

 

Those whispers

Sneak up with one's heart

Rolled up holding a smartphone.

 

Only one copy of my heart was cut in the fall

Empty glass table with nothing

And

Six empty chairs.

 

 

 

 

음악: Autumn Rose/Ernesto Cortarza

시: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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