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 서정주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했는데 ...
나는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하기 위해
오랫동안 생각하고 고민을 거듭했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소심한 결정 장애자라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남편의 반대를 시작으로
노후에 자기 한 몸 챙기기 버거울 텐데
뒤늦게 웬 강아지 ....
여러 번 생각한 후에 결정하라는 지인들의 조언은
강아지를 키우게 됨으로 얻게 되는
득과 실에 대해 심히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참 특이한 점은
한국 가정 경우 키우던 반려견이 죽고 나면
두 번 다시 키울 생각을 하지 않는데 반해
서양 사람들은 계속 입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은 강아지 입양에 대한 도전을 접게도 했지만
매일 산책길에서 만나는 다양한 종류의 강아지와 마주하게 되면
저절로 다가가게 된다.
강아지에 대한 내 관심은
친절한 이웃으로부터 경험을 토대로 한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얻어 내기도 한다.
강아지와의 정서적 교류로 인해 집안 분위기는 물론
반려견을 쓰다듬고 안아줌으로 일어나는
인지기능과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발해진다는 등 등..
집으로 걸어오면서
내가 왜 강아지를 키워야 하는 그 이유에 힘이 더해지곤 했다.
그럼에도 고민을 계속 이어가는 중
태어난 지 9 주가 된 Toby를 데리고 오게 된 것은
계속 망설이기만 하고 있던 나를 딱하게 여긴 조카의
즉각적인 밀어붙이기의 힘이 제대로 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아주 오래전 아이들 극성에
Miniture Pin 강아지를 입양하여 '호돌이'로 17년간
우리 가족과 함께 지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아들과 딸을 낳기만 하고
시부모님 모셔다 놓고 그들의 손에서 키우고 자라게 했듯이
호돌이 역시
우리는 입양만 했을 뿐 그다음은 시부모님의 손길에서
양육이 되었던 것이다.
호돌이가 죽고 난 뒤
주변의 사람들이 반려견에게 쏟는 사랑과 애정을 본다거나
내가 남의 강아지를 안고 쓰다듬게 될 때마다
나한테 제대로 안겨본 적이 없었던
죽은 호돌이에게 죄인이 되고 만다.
미당 서정주는
거울 앞에 선 누님이 국화꽃을 닮았다고 했는데 ..
나는
Toby를 안고 눈을 마주칠 때마다
지난날 아이들에게 못다 한 시간과 애정
그리고
호돌이를 제대로 사랑해주지 못해 늘 아킬레스건이 된
과거의 모든 죄를 면죄받고 싶은 간절함
내 반려견인 Toby 를 안고 쓰다듬어 줄 때마다
용서를 구한다.
음악: Pardonne Moi/ 용서해주세요
글, 사진/작성
이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