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붓하게 딸과 3박을 보내고 돌아오는 4일째 되는 날
가을비가 며칠 동안 내가 디뎠던 대지를 촉촉히 젖시고 있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가장 적당한 3박 4일
“Guests, like fish, begin to smell after three days.”
"손님도 물고기처럼 3일이 지나면 냄새가 난다"
-Benjamin Franklin-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 격언이 오늘날까지
일반인들의 공감을 받는 이유는
바로
아무리 그립고 반가운 사람이라도 3일 그 이상이 되면
서서이 싫증이 나면서
서로에게 민폐가 되고 짜증이 유발하기 때문이다.
딸과 엄마도 마찬가지다.
3일을 함께 보내고 나면 점점 서로에게 스트레스는 주고받는
피곤한 상대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돌아 나오는 길
호젓한 늦가을의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음악의 흐름에 따라
딸과 함께 했던 시간의 조각들을 맞추어 본다.
다 하지 못한 내 변명과 더불어
여전히 딸로부터 이해와 인정을 받아내고 싶어 하는 나
하지만
지난 몇 년간 무겁고 어두운 고민과 문제로 힘들어 하는 엄마를
살짝 불러내 짐으로부터 해방시켤 생각을 했다는 것이 기특하다.
엄마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엄마가 어떤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어떤 장소가 엄마에게 휴식처가 되는지
이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는 게 기특해서인지
잃어버렸던 기운을 되찾게 되었다.
평소 무뚝뚝한 편인 딸이지만
담당해야 하는 몫에는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딸
이번 여행에서 그런 딸의 마음 깊이를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더불어
Woodstock이라는 마을과
숙소인 Herb Cottage에서 보냈던 시간이
앞으로의 내 인생 여정에서 자주 조몰락거리게 될 보석이 되어줄 것이다.
아래의 노트는
11살이 된 딸로부터 받았던 내 생일 선물과 편지
(어렸을 때부터 딸은 엄마 생일, Mother's Day는 단 한 번도 빠뜨리지 않았다)
어찌 보면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은 욕심을 채우지 못해서인지 모른다.
편지 내용에 감동을 받은 나는
그때부터 이 노트북에다
딸 Jessica에 관한 다양한 기록을 해오고 있다.
극히 직선적인 딸에게
어쩌면
나는
손이 많이 가는
피곤한 존재 일지도 모른다.
3박 4일 동안
서로에게
생선 냄새만큼은 풍기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음악: Norman Candler- 작은 소야곡
글, 사진/작성
이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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