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익숙한 길

큐팁 2024. 10. 11. 07:07


맨발 걷기 딱 좋은 흐리고 젖은 날

 

조용한 드라이브웨이 양옆으로  '가을'이 서서히 색을 드러내기 시작할 즈음

 

 

 

골프장 안에 살고 있는 지인과 맨발 걷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사실 이 길은 지난 30여 년간 골프장 멤버인 남편이 다니는 길 이기도해

나에게도 매우 익숙한 길이기도 하다.

 

 

흐린 날씨 탓인지

지인 마당 한편에 달려있는 상록수 열매가

유난스러운 색으로 유혹을 한다. 

 

 

그 집 앞마당 잔디에도

가을 방문객이 드러누운 채로 자리를 내주고

 

 

토비 역시 익숙한 걸음걸이로 동행을 시작했다.

 

 

 

골프에 대한 관심은 1도 없지만

골프장 주변환경에는 반하는 편이다.

 

 

마치

술은 좋아하지 않지만

와인너리를 즐겨 찾는 것처럼

 

 

 

발바닥을 간질이는 모래

발바닥을 푹신하게 해주는 잔디

 

 

 

걷는 내내 홀인원 하는 기분 못지않다.

 

 

 

해가 구름에게 양보한 날

 

 

매 월요일은 골프장이 쉬는 날이기도 해서

 

 

 광활한 대지위로 둘만의 숨소리로 

18홀까지 다 채울 수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독서하는 남자에게 부러운 시선을 고정시켜보기도 했던 날

 

 

날씨가 허락하는 그때까지

 

매 월요일은 맨발의 청춘이 되기로 했다.

 

 

갑자기

작년 이맘때

선영이 언니 수목원을 맨발로 걷던 장면이 선연하게 나타난다.

 

 

 

그때도 둘이었지...

 



 

노래: 가을의 노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글, 사진/작성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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