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윤동주, 「길」 이 시를 한참 동안 바라보는 동안 내 안에 통곡의 벽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포기해야 했던 것에 대하여.... 내가 그토록 찾던 自我대하여... (사진펌:pinterest) 노래: 울게 하소서 / 정세훈 시: 윤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