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부터 고향친구 영희의 사망소식은 모든 동창들에게 충격이었겠지만 지난 10월에 만났던 나로선 도저히 받아 들여지지가 않았다. 심한 통증으로 입원을 하자마자 제대로 치료도 못하고 바로 눈을 감았다니 도저히 더 이상 고통을 견디지 못했던가... 평소 내가 암송하는- 마야 안젤로우- 의 시 두 줄에 기대서 영희와의 이별을 억지로 받아들이려 한다. ... 친구가 좋아 사귀었더니 이별이 있고 세상이 좋아 태어났더니 죽음이 있더라.... 엄마의 빈 공간을 맡게 된 영희는 아버지와 남동생들을 챙기면서도 늘 밝고 사교성이 뛰어나 학교에서도 인기몰이를 했고 영희집에는 항상 친구들의 발걸음이 끊어지지 않았다. 친구들이 낮시간에 드나들던 영희집은 나는 주로 집에서 쫓겨난 늦은 시간에도 항상 열려있는 영희방에서 자곤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