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그때는 '지상 외모주의'가 내 운명을 재단하는 최상의 무기요 자산이라고 여기던 때가 있었다. 그런 신념에 매달려 있다 보니 책가방 속에는 늘 손거울과 빗 그리고 모델 사진들이 교과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무리 신념이 확고하다 한들 환경과 배경이 받쳐주지 않다 보니 현실이 아닌 꿈속에서 부풀려 볼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신념은 이민 초기 미국 직장 생활까지 이어졌다. 내 컴퓨터나 키보드 앞에는 늘 손거울을 세워져 있었고 상사나 동료들의 눈치를 살펴가며 얼굴이나 입주변에 뭐라고 붙어있는지를 수시로 훑어보는 게 습관이 되기도 했다. 솔직히 워낙 기초가 부실하다 보니 꾸미고 다듬는데도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했다. 매일 남에게 보이게 되고 또 보게 되는 게 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