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이어
두번째의 방문이 가능했던 것은
아무래도
두 가지 이유가 아닌가 싶다.
먼저
부엌에 자리 잡은 커피머신에 대한 호기심과
책에 대한 애정이 유별 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 저 웅장한 커피머신에서 뽑은 커피 마시러 다시 올께요.."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내가
그렇게 한마디 던져놓았던 것은
주변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갈수록 귀하기 때문이다.
날짜를 맞추고
시간을 정하는데 몇 개월을 보내다
7월의 아침 태양은 여름 텃세를 했어도
다행히
습기가 제로인 날이 당첨되어
주인을 닮은 뒷 뜰을 만끽할 수 있었다.
나보다 훨씬 후배
많은 부분에서 괴리감이 생길 것이라는 선입관은
목으로 넘기는 한모금의 커피에 바로 희석이 되고
오랫동안 미뤄둔 이야기를 접시에 쏟아내자마자
눈길이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딘가에 메모 해둔 시 한편이 떠올라
집에 도착하자마자 찾아 옮겨본다.
한 사람이 천 위에 바느질을 하듯
한땀 두땀 이야기를 시작한다.
건너편 사람,
이야기의 접시를 받아들고
옆에 앉은 사람,
만두를 빚 듯 하나 둘
이야기라는 정겨운 물체를 기쁘게 빚어간다.
고요한 세 사람,
같은 공기를 갖고 있다는 충만 감으로
차를 한 모금 씩 들고,
이야기를 부르고,
이야기를 빚고,
이야기에 잠기고,
이야기의 집을 짓는다.
제목: 고요한 사람 셋이서 모여 차를 마신다
*작가미상
연꽃밭에서 바람을 흠뻑 마시며
이야기의 집을 짓고 돌아온
여름 날 이였다.
글,사진/작성
이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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