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참 익숙한 이 말은
무(無)에서(有)를 창조해 낸 사람, 한 우물만 파는 끈질긴 사람
즉 한 가지 일에만 전념하는
철저한 장인정신 ( 匠人精神)의 소유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이라는 말도 있다.
거듭되는 실패와 좌절에도 절대 포기를 하지 않는 정신력으로
결국 '성공' 이라는 닻을 내리는 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쉽게 포기를 하는 편이다.
'포기' 라는 단어와 대면하게 되면 딱 떠오르는 사연 하나가 있다.
어느해 폭설이 내린 다음 날 아침 출근 길
거리는 물론이고 어디를 가나 질척거리는 날 이었다.
여느 날과 같이 단골 커피집으로 들어가니
눈에 익은 여직원이 질척거리는 바닥을 열심히 마른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따르는 커피컵에 우유와 계피가루를 넣기위해
끼고있던 장갑을 쑥 뽑는 순간
뭔가 바닥에 떨어지며 굴러가는 소리가 났다.
아차...
검지손가락에 다이야가 박힌 반지를 끼고있다는 걸 깜박했던것이다.
반지가 손가락 사이즈보다 컷 던것이
벗겨진 장갑과 함께 빠져 달아나게 만든 원인 인 것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반지가
대형소다박스 바닥 깊숙이 굴러 들어 가버린 것이다.
순간 머리속에서 번개 불이 번쩍했다.
떨어뜨린 반지를 찾기위해서는
우선 메니저를 불러내야하고..
무엇보다
무거운 소다박스를 움직이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게 되며
자동차 안에서 기다리는 사람의 화를 돋우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워야할까?
게다가
가게문까지 늦게 열게 된다는 생각에 미치자 아찔하기만 했다.
순간적으로

반지를 포기하는게 차라리 낫다는 결론을 내려야 했다.
커피를 들고 나오면서
여전히 마루걸레질 하고 있던 여직원에게 살짝 한마디
저 소다박스 밑으로 굴러 들어간 내 다이야 반지
" If you find it, Its yours "
그날 이후
여전히 나는 아침마다 그 커피집에 들리면서도
단 한번도 그 여직원에게 반지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이미 내 손가락에서 떠났기 때문에...
물론
자동차 안에서 커피를 기다리고 있었던 남편에게는
오늘 날까지 나만 아는 비밀 일 뿐.
때와 경우에 따라
집착보다 포기가 여러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그때 그 일로 인해 더 절실히 깨달은 것이다.
만약 그 반지가 그 여직원에게 뜻밖의 선물이 되었다면
후회나 미련 대신 좋은 일 했다는 걸로 해석하니
오히려 마음은 한결 가뿐했다.
'포기는 없다' 라는 마음의 틀은 분명 성공에 도움을 주지만
마음의 에너지를 쥐어짜게 하기 때문에 마음을 쉽게 지치게도 한다.
마음이 지치면 공감 에네지가 고갈이되어 언행도 까칠하게 되어
분노조절 또한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노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잊어먹는 물건도 많이 생겨나고
어디다 놓은 자리조차 기억을 못해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고 있다.
다행히
나는 예전부터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미련이 없는 편이라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위해 소동을 벌이지는 않는다.
'포기하는 사람은 절대 승자가 될 수 없다'

고로 나는 승자는 될 수 없다!
음악: Yo-Yo Ma - Bach: Cello Suite No. 1 in G Major, Prélude
글과사진/작성
이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