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젖은 창

큐팁 2024. 1. 15. 10:17

 

 

 

비 같은 눈이

눈 같은 비가

부엌 창 밖으로 흘러내리는 날

 

 

 

 

' 눈과 비'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사랑이 시작되는 날이다.

 

그들의 단상에 나도 젖어 보고 싶어 창너머로 시선을 보낸다. 

 

 

 

 

 우산 속의  연인들이 길 위에 마주 보고 서성이듯

젖은 창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외로운 시선도 있다.

 

 

 

달리던 마음이 비를 닮아서일까

잠시 창가에 걸터 앉는다.

 

비가 좋아

눈이 좋아

바깥에서 젖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창밖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영혼이 팔리는 사람도 있다.

 

 

 

젖은 창 건너에 흐르는 빗물이

내 마음속에도 흐른다.

 

바깥세상은 비에 젖고

나는 음악에 젖는 날이다.

 

 

 

 

비가 아무리 줄기차게

쏟아진다 하여도

우산 속에서 나란히 걸을 수 있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발목과 어깨를 축축이 적셔온다 하여도

비를 의식하기보다

서로의 호흡을 느끼며

주고받는 이야기가 무르익어 간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빗소리보다 때로는 작게

빗소리보다 때로는 크게

서로의 목소리를 조절하며 웃을 수 있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우산 속에서 서로 어색함이 없이

어깨와 어깨 사이가 좁혀지고

두 사람의 손이 우산을 함께 잡아도 좋다면

사랑은 시작된 것입니다

 

우산 속의 두 사람은

사랑 여행을 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산 속의 두 사람'  -용혜원-

 

 

 

 

 

어떤 사람에게 불이 되는 비가

어떤 사람 가슴에는

눈물이 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음악: 비처럼 음악처럼- 김현식

글, 사진(펌)/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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