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외로운 얼굴

큐팁 2022. 10. 24. 06:25

 

우리 모두 잊힌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 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 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르는데...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 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힌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 박인희/얼굴  -

 

 

 

 

*

나 또한

수 없이  골목을 돌고

수많은 돌도 쌓아보고

 

수없이 바람을 스쳐온

퇴색된 내 얼굴과 마주하면

 

어디에도 걸터앉지도 못하고

떠 돌아다니는 외로운 가을이 되고 만다. 

 

별 수 없이...

 

 

 

 

 

 

노래: 얼굴/박인희

글,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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