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39년만에 본 내 땅

큐팁 2020. 7. 1. 04:55



1980년 

그러니까 

 미국 이민 7년만에 내 이름으로 땅을 구입했다.



그것도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산 땅이

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 남쪽

은퇴한 사람들의 천국이라는 플로리다에...

결혼 전 이었다.


G 개발업체가 플로리다 서부 지역에 개발을 시작하면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세일즈맨에게 고분고분 설득이 되었던 것이다.

 그때가 마침

미국직장에서 일을 시작했던 즈음이었다.


그 당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꿈은

열심히 돈 벌어서 자식들 공부하기 좋은 지역에다 집을 장만하는것과

은퇴후

 노인들이 생활하기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갖춘

  플로리다로 가서 노후의 여생을 보내는 것이었다.




 약 300평 되는 땅을 계약을 하고 나니

마치 스위스 은행에 구좌를 오픈 한 기분이되었고

 그때부터

 혼자 별의 별 미래의 집을 수 없이 지어보곤 했다.


하지만 그 기분도 잠시

눈만 뜨면 생업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에 충실 하느라

내 땅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지내다가도

매년 property tax 통지서가 날라오면

 그때서야

"참 우리 은퇴 후에 살 땅이 그기 있지 .." 

그런식으로 해를 넘기곤 하면서도

과연 그 땅이 노후에 우리가 살기에 적당한 곳인지에 대한 의문과

사 놓기만 하고 직접 가보지 못한게 늘 숙제로 남아 있었다.



8년 전

주거지 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혼자 내려가서 주변을 둘러본 남편은

노후에 우리가 지낼 만한 지역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고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처분을 하자는 생각을 하기시작했다.


사실 그동안  

우리 땅을 사겠다는 오퍼를 받았어도

무조건 무시해버리기만 했지

실 매매가격에 대해서는

 한번도 알아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용기와 기대를 가지고

관심 들에게 흥정가격을 물어본 후 알아낸 우리 땅 시세

 한마디로

손에 쥐고있던 보물 단지를 바닥에 떨어뜨렸을 때의 절망처럼

내 20대 후반부터 간직한 꿈이 

산산조각이 나버린것이다.


아무리 전망이 불투명한 지역이라 해도

40년 전에 투자한 본전도 못된다니...


극도로 상한 자존심은

없는 셈치고 내 버려두자는 배짱으로 대체를 시키고

  매년 오르는 세금을 내면서도 

"그 가격으로 죽어도 못 판다" 로 버티면서

오늘 날까지 오게 된것이다. 




생업을 접고

'은퇴' 라는 명예훈장을 달고 난 후부터는

서랍에 들어있는 수저와 밥 그릇 까지도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정리를 해야한다는 것에 집중이 된 나는

40년 동안

한번도 보지 않았던  내이름으로 된 유일한 땅을 

처분하기 전

내 눈으로 한번 보기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Hilton Head 로 가기로 마음먹고 난 한 후부터 하게 되었다.


*Tampa Bay skyline Bridge 


집에서  자동차로 S Carollina 까지 12시간 

Hilton Head 에서 Clearwater 까지 6시간

그리고

Clearwater 에서 N Port 까지 2시간 운전 후 도착을 했다.



실로 40여년만에 만난 내 땅의 민 낯이

뜨거운 땡빛 아래 나타났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말에도 해당되지 못하는 땅

밑져도 파는게 낫다는 생각을안고

우리는

미련없이 다시 북쪽으로 되돌아 왔다. 


땅 투자도 투기는 아무나 하나....





'투자는 철저한 분석 하에서 원금의 안전과 적절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중에서-


( 아래의 3장 사진외에는 구글 펌 )


글,사진/작성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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