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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리니행 기차

큐팁 2020. 7. 1. 04:56

 

눈을 볼 수있는 겨울철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Dr. Zhivago'
딸과 여러차례 보곤 했다.
 
미 중북부 지역인 시카고를 비롯하여
미네소타주 최대도시인 Ninneapolis 지역이
 역대 급 폭설로 도시전체가 마비상태다.
눈으로 인한 발생하는
여러가지 사고 사태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의 한 풍경을 떠 올리게 하는 노래가 내게 있다.
그리고
아래의 글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일상적인 남녀 사이의 이별을 노래한 것처럼 들릴수도 있지만
나치에 저항했던 그리스의 한 젊은 레지스탕스와 
한 여인의 가슴 아픈 이별을 다룬 노래다.
 

 

 

 

카테리니 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속에 남으리 

내 기억속에 남으리 

카테리니 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 속의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 

남긴채 앉아만 있네 

가슴 속의 이 아픔을 남긴채 앉아만 있네 

 

 

 

이 노래는 

세계 음악계의 거장 그리스의 미키스 테오도라키스(Mikis Theodorakis. 1925. 7. 25~)가 만들었다.미키스 테오도라키스는 그리스 민주화의 상징이다.

 

 

그는 아테네 음악원 학생시절부터 

나찌에 저항하는 반 독재 레지스탕스 청년운동을 하면서 수 차례나 투옥되었다.

이 노래는 그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스는 터키로부터 독립한 이후 왕정과 외세의 압박, 그리고 군부독재의 철권통치로 이어져 민주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곳에 미키스 테오토라키스가 있었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To Treno Fevgi Stis Okto')는 군부독재에 저항하여 싸우는 한 젊은 레지스탕스의 희생과 그의 애인과의 어쩔 수 없는 이별을 그리고 있다.
그 레지스탕스는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의 친구라는 설도 있다. 전해지는 노래의 내용은 이렇다.

젊은 레지스탕스와 그의 여인은 

지중해 연안의 카테리니로 가서 살기로 한다.

 

그들이 약속한 11월 어느 날 

레지스탕스의 연인은 약속장소인 기차역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지만 

그이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차가 출발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애인이 나타나지 않자 무슨 변고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처절한 심정으로 혼자 8시 기차에 오른다. 

이 광경을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그 레지스탕스 청년이었다. 

 

 

 

그 청년은 그 시대에 자기가 해야 할 도리와 가야할 길이 있었다. 

억압받는 민족을 놔두고 떠날 수 없었던 것이다.


1967년 그의 음악은 그리스 전역에서 부르는 것도 연주하는 것도 금지되었고, 

심지어 음반을 듣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군사재판에 회부되어 투옥되자 

세계적인 음악 거장이라 불리는 쇼스타코비치, 레너드 번스타인, 해리 벨라폰테 등 

음악가들이 발벗고 나서서 구명운동을 벌였다. 

그는 1970년 석방되어 파리로 망명길(추방)에 올랐다.


그리스 가수 파란두리는

 테오도라키스의 투옥에 항거하여 

조국을 떠나 세계 각지를 순회하며 노래를 통해 

자유와 평화를 호소했다. 



 

미티스 체오토라키스는주옥같은 수많은 노래를 만들고 영화음악에도 참여했는데 "Zorba the Greek(희랍인 조르바)1964" "Phaedra(죽어도 좋아)" "Never on Sunday(일요일은 참으세요) 1960" 등이 대표적이다.

당시 그리스의 정치 상황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있다.
그리스에서는 1944년에서 1949년 까지 왕당파와 공화파 간의 내전이 있었다. 결과는 미국의 지원을 받은 왕당파의 승리로 끝났다.
정권을 잡은 독재정권은 이데올로기 반공을 앞세워 군부와 정부 정보 기관에서 폭력배를 동원해 야당 지도자에게 테러를 가해 사망케 한다. 그러자 그리스는 민중들의 분노로 들끓었다.
독재정권은 어쩔 수 없이 특별 검사를 임명하고 수사를 하여 관련자를 처벌한다. 수사 검사는 군부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소신껏 조사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시 우리나라처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다시 정권을 장악하고 처벌 되었던 사람들은 복권된다.
그래도 이런 과정 속에서 희생자들 피눈물로 그리스의 민주화는 조금씩 이루어진다. 



 


당시 그리스 군부독재정권의 만행은 프랑스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 제목은 "Z" 이다.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만든 이 영화에 그 유명한 배우 이브 몽탕이 주연을 맡았고, 

이 영화는 1968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남우 주연상,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지금 구하기 어려울지 모르나 현 정치 상황에서 그 영화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여간 미키스 테오토라키스는 

학생 때부터 투옥과 석방, 해외 추방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군부독재가 끝나고 나서야 그가 만든 음악은 많이 불리워지고 연주 되었으며 

그리스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음악가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조수미의 목소리로 즐겨듣는다 

특히겨울철에...

 

*글 내용은 

책 너 음악회 가봤니? 중 

'때로는 나도 멜로드라마 주인고이 되고싶다'편

 

사진(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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