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여전히 버텨내고 있는 서점
' Barnes & Nobel '
어쩌다 마음이 내키면 들리던 그 곳이
은퇴 후
아예 단골집으로 되고 말았다.
매번 그런 기분이지만
그곳을 향하는 내 마음은 늘 설레고
발걸음은 가뿐하다.
마치 공자가 언급한
난초 방에 들어가 선인 들과 함께 한다는 그런 느낌 때문일까...
입구에 들어서면
신간 베스트 책들이 자기를 읽어 봐 달라는 듯
아양을 떠는 것 같아 책 표지랑 눈을 맞추거나
책장을 열었다 닫았다 몇 차례 한 후 슬그머니 카페 쪽으로 향한다.
카페에서 커피 내리는 소리와
서체를 따라가는 사람들의 조용한 시선이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빠져나온
내 영혼의 숨을 고르게 쉬게 해 준다.
간혹
어린아이를 데리고 와있는 부모들이 보이면
내 시선은 한동안 그들에게 머문다.
살다 보면
뒤를 돌아보게 되고
뒤를 보게 되면
따라오는 후회도 많다.
그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책방이나 도서관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던
지난날이 극도로 아쉽고 미안하다.
바쁘다는 핑계가 늘 유효했던 지난날
뒤늦게
여유가 생기니
뒤돌아 보며 반성할 것도 엄청 밀려있다.
Barnes & Nobels에 앉아
책과 마주하고 있으면
마음이 고요를 만나 안정을 찾게 되어서일까
잃어버렸던 내 시간도 건져 올리고
핑계에
묻혀있던 낡은 것들을 하나씩 털어내기 시작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각종 책들이
오늘따라
다 좋아 보인다.
글,사진/작성
이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