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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큐팁 2025. 10. 6. 04:42

 

 

 

새벽 5시

우리 셋은 바다를 향해 어둠을 가르며 달렸다.

실로 9년 만의 일탈이다.

 

9년 전이 여름 한낮의 일탈이었다면

 

 

이번에는

바다의 일출을 보고 싶어 초가을 새벽 벽을 뚫고 나선 것이다.

 

 

 

 

약 1시간 50분을 달리는 동안

어두운 창밖으로 보일 듯 말듯한 빗방울이

우리를 약간 불안하게도 했지만

미리 시간별로 기상정보를 확보했던 나로선

무조건 해 그림자라도 만날 거라는 자신감으로 달렸다.

 

도착하니

침묵에 싸여있는 바다 대신

물새들이 하루를 열어주기 위해 우리 앞에서 날갯짓으로 재롱을 부린다.

 

 

 

 

예상대로

지평선아래로부터 빛의 전조가 시작되더니

마치 우리셋을 위한 퍼포먼스를 하듯

부드러운 빛과 구름이 번갈아가며 우리 세사람 뺨에다 기쁨을 입혀준다.

 

 

힘들고 삭막한 이민생활가운데서도 

그들의 삶은 검소로 다스려졌으나, 그 마음은 언제나 너그러움으로 이웃을 감싸준다.

 

공동체와 이웃들을 위해 신실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핏줄과는 상관없이 동생처럼 챙기고 보호해주고 싶은 둘

 

 

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마치

보석을 주어 담는 기분이다.

 

 

브런치를 하기 전에

마을을 돌아보며 아침공기를 흠뻑 들이마신 후

약속장소인

-Beach Plum Farm Market-

 

 

아직 이른 시간이라 침묵이 무게를 내려놓고 있었다.

 

 

새벽비로 촉촉한 대지로부터 

올라오는 흙냄새가 허기를 불러일으킨다.

 

 

직접 재배된 농산물로 건강식으로 한 상 차려놓고

소박한 생일을 축하했던 날!

 

 

 

평소 나는

두 사람과 마주하거나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보다 세명과의 면담을 선호하는 편이라

아래의 글은

예전에 작성한 '셋의 효과'라는 글 일부분이다.

 

 

 

 

 

'세 사람이 마주하게 되면 

우선 네 편 내 편이라는 편가름에서 해방이 되고

이야기나 생각의 줄거리가 두 사람일 때보다 다양하고 넓다.

 

딱 한 군데 시선을 꽂고 있는 것에 비해

 시선도 자유롭다.

 

(중략)

 

어떤 소재에 대한 의견이나 토론을 나누게 될 때

양쪽 사람들의 반응이나 표정을 읽게 되거나

 서로를 견제하는 걸 번갈아 훔쳐보는 것도

세 사람과 만남의 재미다. 

 

만남의 목적이 단순 명료한 두 사람보다

너무 산만한 여러 사람보다 

세 사람이 되면 

생각의 폭과 집중력이 넓어져 수용과 포용력에

안정감이 추가로 따라온다.'

-셋의 효과 중에서 -

 

 

확실히

농장의 가을은 정겹고 따스하다.

 

 

 

10년이면

바다도 강산처럼 변하게 될지라도

하나님의 자녀들로 하나가 된 우리 셋에겐

10년 차가 되는 내년이 무척 기대가 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그 아름다운 바다 빛을 각자의 앨범에 나눠 담고

돌아 나오는 길은 새벽 바다보다 더욱 빛났던 날이었다.

 

 

 

사랑스러운  추억과 그 인연에 대하여...

 

-2016/august 첫나들이-

 

 

노래:Sunrise/ Norha Jones

글,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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