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느헤미야운동- 주최로 열렸던
'제2회 믿음의 공모전'에 응모하여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사 랑 상 을 받았던 글이다.
태어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돕는 일에 돈을 내본 건
교회 헌금바구니에다 넣은 1불이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미국땅에 정착한 지 약 2년 후인 1975년 내 나이 20대 초반이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나의 교회 출석은 대부분의 이민자들처럼
외롭고 답답한 이민생활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요 수단이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당시 가톨릭 신자가 대부분이었던 친정집에서 가끔씩 수녀님들과 신부님의 방문을 기억하곤 한다.
특히 돌아가신 큰언니 경우 수녀가 되는 모든 과정을 거의 마칠 즈음에
다시 집으로 불려 와 억지로 결혼을 할 정도로 신실한 가톨릭신자였고
어린 나를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은 성당에서 세례와 본명을 받았다.
그러나 내가 정착한 미국 시골동네 인근 주변에선 찾을 수 없는 한인 성당대신
Norristown, PA에 자리한 장로교에 출석하기 시작하게 되었다.
한참 후에 세례를 받게 되었으니 자연스레 개신교 신자가 된 셈이다.
그 당시 한인교회란
이민자들의 외로움을 해소해 주는 피난처요 특히 태생이 관종인 내겐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끄는 사교장소이자 패션무대로 활용했다고 고백하는 것이 맞다.
다시 말해
무늬는 교인인데 하는 행동과 관심은 바깥세상에 속해 있는 속물이자 날라리 신자에 불과했다.
그렇게 노리스타운에서 시작된 교회생활은
필라델피아를 거쳐 뉴저지로 옮겨 왔어도 여전히 날라리 허물은 벗겨내지 못하면서
주일성수만큼은 지켜려고 애쓴 것이 지금 생각해도 참 아이러니하다.
성경책과 주일만 챙기면 신앙인 다된 것으로 착각한 나의 한심한 태도는
약 10년 전 체리힐제일교회에 출석하면서부터 조금씩 변화기 시작했다.
첫째:지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꿈도 꾸지 않았던
1부 예배 참석을 시작했다.
두 번째: 그토록 결사 반대 해오던 집사 직분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나로서는 그동안
그 어떤 직분이나 교회일에는 철통 같은 방백과 교묘한 변명으로 잘 빠져나오다
그만 무너지고 그물에 걸려든 꼴이 된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더 이상 나아가고 싶지 않다는 각오로
'‘집사’ 그 이상 어떠한 직책이나 직분은 내 사전에 없다'로 결단을 내렸다.
세 번째: 이상하게도 나 같은 날라리 주변에는 모태신앙에 장로인 남편을 중심으로
가족과 집안이 신실한 성도들과 생각이 닮아 잦은 만남과 소통을 하며 지낸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모두가 권사라는 사명까지 받았다.
‘집사’와 '권사'의 차이는 책임이라는 무게와 차원이 다르다.
신실한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고백하고 기도하며 더 많이 헌신해야 하는 자리다.
어머니가 자식 돌보듯 성도와 힘든 이웃을 챙기는 돌봄 이가 돼야 하는 직분이다.
평소 열심히 참여하고 순종하는 딸들이었기에 권사 자격은 충분히 갖추었다고 증언을 할 수 있다.
나 같은 불량 집사 주변을 믿음 충만한 권사들로 장막이 쳐져있으니
그들의 믿음에 힘입어 내가 천국 들어가는데 백그라운드가 되어 줄 것으로 믿는 배짱까지 생겼다.
해가 바뀌자 속회도 새로이 편성된다는 걸 알게 된 나는
관계자에게 혼자 출석하는 교인들의 속회에 들기는 원한다는 도움을 청했다.
속회편성이 끝나갈 무렵
내 청원과는 달리 예전 그 속에 내 명단이 들어있는 것에 의아해하고 있는 나에게
‘속장’을 해달라는 부탁이 여기저기에서 압력처럼 조여들었다.
아.. 괜히 열심히 속회참석을 했더니 속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황당하기 짝이 없는 부담감으로 계속 버티는 것도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고
자격미달임을 인정해 주는 조건으로 나이 칠십에 속장이 되고 말았다.
고린도전서 15장 10절 말씀을 감히 내 편리대로 변형시켜 놓고 중얼거린다.
"내가 속장이 된 것은 내가 모든 사람들보다 더 많이 성경을 아는 것이 아니라
평생 불량품으로 살기를 원치 않으신 하나님의 배려와 은혜라..."
그러나 아버지 더 이상은 곤란합니다!!!
노래: 사랑은 언제나 ../김세환
글/작성
이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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