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옛 이야기 (선글라스)

큐팁 2024. 2. 18. 05:56

 




'엄마가 뿔 났다'  

오래전 김 혜자 씨가 주연했던 T.V  드라마 제목처럼

 딸 때문에 뿔이 잔뜩 난 오래전에 있었던 이야기다.

                                                                        

 

 

 대학졸업 선물로 딸을 데리고 이태리 로마에 도착했다.

호텔에 도착 후 짐을 풀다 보니 선글라스를 깜빡 집에 놓고 왔네..

 

 

 

 

 여행 필수아이템인 선글라스 없이 10일 동안 카메라 앞에 선다고 생각하니

낭패보다 패닉 상태가 되었다.

 

spanish steps 주변에 있는 벤더를 둘러봤지만 맘에 썩 드는 것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딸아이의 선글라스를 잠깐 빌려 쓰고

 

 베니스 골목 카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매번 딸한테 구걸할 때마다 자존심에 구멍이 생기기 시작했다.

 

간단한 점심 후 카페 주변을 둘러보다 발견한 상점에서

맘먹고 거금(?) 으로 지불한  선글라스

 

트레비 분수 근처

 

 

 

  딸아이는 여행내내 자기 것인 양  제대로 즐기기 시작했다.

 

 Toscany와이너리에서 바꿔 쓰기 시작하더니

 

 Venice에서 곤돌라를 탈 때도

 

 베니스 부둣가에 서성댈 때도

 

 St Mark Square 

 

 비둘기 밥 줄 때도 쓰고

그래도 양심은 쪼끔 있었던지

 콜로세움에서야 겨우 내걸 쓰게 해줬다.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엄마라는 이유로 충분히 참아야 했지만

집에 도착하게 되면

온전히 내 소유물로 정착된다는 사실에 안도를 했다. 

 

평소 

명품이나 브랜드 네임에 무심하던 나답지 않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고이 모셔놓기만 했는데

어느 날

서랍에 모셔놓은 안경이 케이스채로 사라져 며칠 동안 혼란에 빠진 나에게

 florida로 휴가 갔던 딸이 사진을 보냈다.

 

OMG!!!

She took my sunglasses...

 

 

    내가 그리도 찾았던 선글라스가 Florida 에...

 

한참 후에야 내 손에 들어온 안경을 끄집어 내니 

나사가 두 개나  빠져있다.

 

 

 

오리지널 나사를 주문하기 위해

인터넷 서핑 했지만 생각보다 똑같은 나사 구하지 못하자

눌러놓았던  뿔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열이 아래로 가라앉을 즈음에

망가진 것 가져가고 새것 사내라는 메세이지를 보냈더니

미안하다는 말 대신

 "A you serious?" 

 

             *  이날까지 듣지 못한게 억울해서 결국 글로...        

 

어느새 13년 전의 이야기가 되었네...

 

                

 

노래: Evergreen/ Susan Jack

글,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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