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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날

큐팁 2022. 9. 29. 07:09

 

아!!!

가을이다 ~~

 

가을이 되면 팬데믹 공포에서 해방이 될 것 같아

한국 방문을 계획하고

한국행 비행기 티켓까지 구입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사정으로 모든 계획이 취소되고 

한국의 가을 속에 있던 나를 다시 끄집어내려고 하니

점점 올 가을이 초조하게 다가온다.

 

그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지고 싶어

 

 

 

마치 비가 올 듯 흐리고 무거운 날

 New Hope를 찾았다.

 

 

 

 

동네 분위기에 걸맞은 풍경들이 각 텐트 안팎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을을 입은 채로

 내려와 앉아있는 가을에게

내 마음을 살짝 드러내 보여줬다.

 

 

 

꼭 움켜 안고 있던 하늘이 더 이상 버티지를 못하고

내가 앉아있는 테이블 위로 설움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 마음을 어찌 잘 아는지...

 

그런 나를 

낭만에 운치에 젖게 해주나 싶어 감격해하는데 

기찻길 옆에서는 소동이 일어났다.

 

나는

그런 장면을 마주하며 중얼거린다

 

"Who will Stop The RAIN "

 

 

 

여기 내 심정을 대변하는 시인이 있어...

 

얼마나 참았던 설움이면

소리 없이 안으로만 감아 도는가

 

실핏줄 마디마디 방울진 눈물

한 자락 햇빛 뒤에 숨어 내리는 너

 

실바람에 초조한 가을꽃처럼

채 마르지 않은 낙엽처럼

 

사노라면 모두가

떠나고 싶지 않은 것뿐

 

어차피 지상의 것들은

네 눈물 속에 지고 피는 것을

 

가을꽃도 낙엽도

우리들의 삶도...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떠나가면서

 

황인숙의 '가을비'

 

 

 

이런 젖은 날이면

 

 황인숙 시인과 마주 앉아 달달한 케이크에

 

진한 커피로 서로의 젖은 마음을 살살 닦아 줄텐데...

 

 

 

 

노래: 가을비

 

"가을비"(Дождик осенний)는

러시아(소련) 영화 "프라까스 대위" (Капитан Фракасс)의 주제곡으로

옐례나 깜부로바(Елена Камбурова)가 부른 로맨스. (펌)

 

글,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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