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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

큐팁 2021. 1. 12. 08:02

 

별 특별한 날도 아니련만

해가 바뀔 때마다

어딘지 모를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2020년이 가고 2021년이 도착된 날 아침

 제일 먼저

휴대폰과 카톡을 재정리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한 해동안 한 번도 연락이 없었던 사람들을 지웠다.

휴대폰 공간이 태평양이 되었다.

*

일상에서 마주하는 소소한 내 이야기에

사진과 음악을 입혀 내 Blog에 올린다.

 

'생각의 나눔'이라며 

카톡 방으로 들고 가서 나누는 즐거움도 누리곤 하는데

그에 대해 단 한 번도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나한테는 소중한 것이

어떤 부류에게는 잡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시도 때도 없이 (무음처리 상관없이)

밀고 들어오는 식상한 글과 영상들이 소음으로 여겨져

종종 삭제해 버리기도 하니까...

 

지나친 정보가

사생활까지 침해하는 것이 되면

그냥말로 민폐요 고문까지 받는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반응 그룹과 무 반응 그룹을 깔금하게 분리를 해놓았다.

 

새해 다음 날이다.

거의 20년 가까이 사용 해오던 

메이커 업 케이스가 촌티나는 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체할 것이 있을까 하고 눈여겨보곤 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놓고 사용 해오고 있었는데

 

눈과 손에 익숙해 있기 때문인가 싶다.

 

'새해에는 새 것으로' 라며

갖다 버리려던 마음이 금세 바닥에 주저앉고 만다.

 

쓰레기 통으로 던져 버릴 때까지는 인연이라 여기고

바로 목욕재계 (沐浴齋戒)를 해 놓고 보니

신랑을 맞이하는 신부처럼 곱다.

 

덕분에 목욕탕이 훤하다.

 

 

휴대폰과 카톡 공간을 비우고 

묵은 메이컵 케이스 먼지와 때까지 빡빡 닦아 놓았으니

이제

나를 비울 차례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작년 한 해를 도둑 맞은 것처럼

답답하고 억울했다.

 

그 답답함을 글로 말로 표현한답시고

지나친 감성,감정 나르시시즘에 빠져  

주변 사람들로 부터 불 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았나 두렵다.

 

새해에는

그 모든 걸 청소하고 용서받고 싶다.

 

사진(펌)

 

음악: The Poet and I / Frank Mills

글,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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