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추운 겨울날씨에는
따뜻한 남쪽으로 휴가를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 내외는
집에서 약 8시간 거리를 (400 miles) 운전해 올라가 도착한 곳은 바로
Cape Elizabeth , ME
메인주에서 태어난 사위 Bobby 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곳
일 년에 서너 번은 다녀오기도 하는 사위의 고향이다.
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Inn by the Sea'라는 호텔에 묵으면서 자기 형제 가족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걸 최고의 명절로 꼽는다는 이야기를 딸로부터 들었다.
올해는
결혼 후 처음으로 우리 부부를 초대했는데
12월에 추운 곳으로 장시간 운전이 불안해서 고사를 했다가
사위의 성의를 무시하게 되는 오해를 피하고자 결국 승낙을 한 것이다.
참고로
Inn by the Sea는 몇 년 전 4월에 묵기도 했던 곳이라
처음 때에 비해 주변 환경에 적응이 훨씬 익숙하기까지 했다.
40 Bowery Beach Rd, Cape Elizabeth, ME 04107
언제나 대가족을 선호하는 딸 제시카는
손님들을 집으로 초대해 직접 요리해서 대접하는 걸 좋아하는
타고난 Hostess 체질이다.
그런 점을 사위 Bobby 가 좋아한다고 하니 연분은 연분인 모양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선물준비, 포장 그리고 데코레이션 하는 과정을
둘 다 즐기기까지 한다고 해서 차라리 다행이다 싶다.
이른 아침부터
손님맞이에 딸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우리는 저녁식사에 필요한 해산물을 사기 위해
30분 거리에 있는 Portland에 있는 Fish Mkt을 Bobby 따라다니며
구경할 수 있었는데
뜻밖에
냉장고에 진열이 되어있는 '김치'를 발견한 남편이 소리를 지르고
나는
붙어져 있는 가격표에 또 한 번 놀랬다.
여기까지 한국김치를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은근히 자랑스럽기까지....
손이 빠른 딸과 도우미 역할에 진심인 사위
협소하기 짝이 없는 좁은 공간이지만
손이 큰 딸 제시카는
풍성하게 식탁을 채운다.
나도 준비해 간 잡채재료로
K- Food의 자존심을 살려 낼 수 있었고
다행히
반응도 좋아 내심 자랑스럽기도 했다.
각기 준비해 온 선물을 교환한 후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끼리의 신나는 게임에
어느 스포츠 생중계 못지않은 열광을 쏟아내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했다.
우리 내외야 말로
한국에서는 물론 미국 이민생활하는 동안
경험도 체험도 못했던
크리스마스의 축제 분위기를
처음으로
사돈가족들과 함께 나누게 된 셈이다.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크리스마스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사위 가족들이 차례로 돌아가고
다음 날 아침
우리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딸, 사위로부터 따로 준비한 선물을 받는 고마운 날이 되기도 했다.
우리를 초대해서
우리를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 준
딸과 사위에 대해 많은 생각으로
마지막 밤을 보냈다.
" WELL DONE & THANK YOU "
음악:Have yourself a very little christmas
글과 사진/편집
이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