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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내편

큐팁 2023. 1. 20. 05:09

 

작년 11월 12일

생후 8주 된 강아지 Toby 가 가족이 되면서

새벽 5시 반경부터 뒤뜰에서 " 쉬~~ 쉬 ~ 푸 ~푸" 소리를 지르면서

우리의 하루가 시작된다.

 

 

 

너무 이른시간이라

이웃들에게는 너무 미안하지만

토비가 실외에서 배변을 하는 유일한 타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이다.

 

 

 

한동안 적막하던 집안에 조그마한 생명체가 오물거리며 돌아다니고

어른들의 숨소리만 들리던 집안이

"토비야 ~" 소리로 채워지게 되어 일단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지만

점점

현실적인 배변처리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대체로 아파트 생활을 하는 한국환경과는 달리

 실외 환경이 넓고 쾌적한 미국은 실외 배변을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겨우 5개월 넘긴 토비라는 생각에서

아직까지 실내에 깔아놓은 패드에다 배변을 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하루에 세 번씩 산책을 시켜도 그야말로 산책만 하고

볼일은 실내에 들어오자마자 패드로 달려가서 해결한다.

 

 

 

온라인에 나와있는 온갖 정보를 뒤적이기도 하지만

결국 '시간'과 '인내심'이 정답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흔적뿐이던 단순한 실내풍경이

색다른 풍경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엎드리는 요가 동작을 하게 되면 

토비가 실례를 하고 난 뒤의 발자국 흔적과 얼룩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결국

요가 중간에 일어나 다시 마루를 닦기도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진공청소기를 사용하게 되고

 강아지 얼룩 닦느라 물걸레질을 해야하고

따라서

화장실 휴지와 페이퍼 타올의 소비가 몇배가 늘었다.

 

바깥 쓰레기 통안에는

토비에게 배달된 박스와 사용했던 물건들로 그득하지만

 

 

 

그럼에도

시장을 가면 Pet Section 앞에서 이것저것 집어 들고 

 이게 좋다 저게 좋다며 서로 의견 충동까지 일어키기도 하지만

결국 지불하면서도 얼굴은 웃음이다.

 

 

 

아무래도

토비에게는 시간을 가장 많이 나누며

먹을거리를 챙겨주는 엄마인 나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얼굴을 돌리고

내 발걸음과 엉덩이 뒤에는 언제 왔는지 붙어있다.

 

 

 

특히 잠을 잘 시간이면 다른 사람보다

내 옆에서 자려고 한다.

 

 

 

내가 가장 즐기는 시간은

아침 먹은 후에 내 무릎에 토비를 뉘어놓고

 

이빨 닦기를 시작으로

눈 주변과 입 주변 닦아준 후 귀 청소 마치면

배꼽을 지나 손가락 발가락 사이 딲아주고 나면 빗질로 마무리를 한다.

 

 

 

약 10분가량의 그 시간이 토비의 눈과 내 눈이 딱 마주하며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 사이라는 걸 서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내 자식들에게 나누지 못한 시간과 사랑에 늘 빚을 진 기분으로 살다가

토비로 통해 

 그 죄의식이 조금씩 해소가 되고 해방이 되나 싶다.

 

 

 

그러고 보니

내가 궁금해하던 언~니 도 (언제나 내편) 

이제부터 엉뚱한 데서 찾을 필요 없이

 바로 내 옆에

 평생 배신하지 않을 짝꿍이 Toby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가..

 

 

*겨우 오르긴 했지만

 

내려오기에는 아직 무서워하는 토비를 위해 남편 솔선수범

 

지금은

아직 어려 손이 많이가 성가시고 귀찮기도 하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No Cross... 

 

 

 

No Crown ^^

 

 

 

 

노래: Comfortable songs that makes you feel positive

 

글,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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