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구월의 맛

큐팁 2022. 9. 7. 07:45

 

한창 아이들과 생업을 위해

치열하게 살던 그 당시에 맞이하던

연휴나 홀리데이와는 달리

이렇게 은퇴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연휴나 홀리데이에 어디로 떠나는 걸 양보하게 되었다.

 

구태여

인파가 붐비는 연휴에 

은퇴한 우리까지 나서는 것보다

아직도 생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집에 아이들이 남아있는

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리와 공간을 양보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느긋한 마음 차림도

막상 이웃이 다 빠져나간 듯 동네가 조용하다 싶으니

잠시

남의 동네 바람을 한번 입고 싶다는 생각에서 길을 나섰다.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Bali'c Winery에 들어서니

 

 

 

눈앞에 질서 정열 하게 펼쳐진 포도나무들 가지가지마다 

달려있는 포도송이 알맹이들끼리 

살랑대는 바람에 흔들리며 뺨을 비벼대고 있다.

 

 

 

문득

홍문표의 '포도송이처럼' 시 한구절이

포도송이 사이로 피어 오른다.

 

 

 

 

 

'... 포도송이처럼

저 풍만한 가슴마다

파아란 하늘 가득가득

투명한 말씀 가득가득

오늘도 당신만을 기다리는

터질듯 그리운 설렘의 하루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옥구슬

이제는 주체할 수 없는 제 몸을 터뜨려

당신의 달콤한 먹이가 되고

누구에게나 반가운 향기가 되고

처음처럼 뜨거운 사랑이 되겠습니다.'

 

 

 

한나절 포도밭을 맴돌다

구월을 만나

상큼한 와인향에 취하고

노동절 휴식에 취하다 돌아왔다.

 

 

 

 

노래: 구월의 노래/패티 김

글과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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