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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세상

큐팁 2021. 6. 25. 06:04

 

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Tribeca'라고 알려져 있다는 것에 이어

 

딸 콘도에서 내려다 본 주변 

바로 두 블럭정도의 거리에 있는 Greenwich Hotel의 소유주가   

유명 배우 Robert De Niro Jr라는 사실을 안 것도

불과 얼마 전이다.

 

Greenwich Hotel

딸로부터

호텔 라운지에서 드 니로를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부터는

호텔에 대한 궁금증이 부쩍 생기면서

언제 꼭 한번 들어가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했었지만

실제로 그 호텔에서 숙식을 하게 될 줄이야.....

Father's Day  선물

 

오후 1시경에

Hotel check in을 하면서 슬쩍 주변을 둘러봤다.

 

벽에 걸려 있는 사진과 그림에 더불어

지금까지 다녀 본 호텔보다 공간은 좁아도 

동양적인 장식품이 간간히 돋보이는 묵직한 분위기는

소문대로 Antique Hotel

 

*혹시 그가 나타 나기를..ㅎ

잠시 침대에 드러누워보니

마치 내 침대에 누워 있는 것 마냥 너무 편하다.

 

깔끔하고 Crispy 한 침대 시트와 이불을 만지다 보니

그 옛날

풀 먹여 다듬이질 한 옥양목 호청을 떠 올리기도 했다.

 

평소

 프로 요리 솜씨에 손까지 큰 편인 딸

이번에도

루이지애나에서 직송된 해산물로 직접 요리를 해

점심 식탁을 풍성하게 차렸다.

 

세상을 다 가진 듯 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남편

 

포만이된 상태로 느즈막한 시간에 도착한 곳은

 

바로

Bar를 겸한 탁구장인

- Spin NYC -

 (Between Madison & Park)

 

아카데미 주연상을 탔던

여배우 Susan Surandon 이 운영자 중 한 명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실로 오랜만에 탁구채를 잡고

땀을 흘리며 두 시간을 뛰어본 날이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라운지에서 간단한 식사를 하려는데

 

메뉴판, 음료 받침대 그리고 벽에 걸린 작품이 

음식 맛처럼 특이했다.

 

 

 

*생전에 먹어 본 치즈 중 으뜸

호기심에 잔 받침대를 뒤집었더니

바로

드 니로의 부친인

Robert De Niro Sr 이 직접 그린 페인팅이라 인쇄되어 있다.

 

 

동성애 아버지를 둔 드 니로 주니어는 

1999년 자신이 감독한 영화 'A Bronx Tale' 를 아버지에게 바쳤고

2014년에는 아버지에 관한 다큐멘터리

'Remembering the Artist: Robert De Niro Sr'를 제작했다.

 

2010년 드 리로 주니어는 아버지 이름을 딴 미술상을 제정했다.

출처:google

 

아버지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각별 했던 아들 드 니로

그의 Father's Day 는 과연 어떨까...

 

 

오랜만에 탁구채를 휘둘려서인지

아니면

너무 편한 침대 때문인지

오랜만에

숙면을 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랬다.

 

이른 아침에

Terrace에 내려오니 그야말로 무릉도원이다.

 

아침을

눈으로,

기분으로,

사방을 먹게되니

 

잠시

내가 아닌

신선이 된 착각에 빠진다.

 

착각에서 벗어나 

호텔 바로 건너편 Pier로 산책을 시작했다.

 

팬데믹으로

유령의 도시가 되었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침부터 뉴욕과 시민들은

거대한 힘과 에너지로 출렁대고 있었다.

 

예술인과 패션니스트들이 모여있다는

Lower East Side에는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맛집들이 밀집해 있다고 한다.

평소

아빠가 월남국수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점심을 예약을 해놓은 식당을 향해 가다

 

주말마다 열린다는

Greenmarket에잠시 들러 봤다.

 

방금 농장에서 불러 나온 듯한 채소, 과일 그리고 화초들이

자기들도 뉴요커라며 유혹을 하고

 

한편에는 김치를 진열 해 놓고는 나를 향해 포즈를 취한다.

K - food의 열풍을 실감했다.

 

*핫도그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

우리 동네에서 맛보지 못했던

 

North Vietnam Style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딴 세상에서 보낸 24시간을 마무리했다.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 만약 우리에게 딸이 없었더라면...."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노래: Ces Petits riens - Stacey Kent

글, 사진/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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