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나도 누군가의 가을

큐팁 2020. 10. 31. 03:00

 

 

어김없이 찾아온 낯익은 방문객,

그 찬란한 유혹 앞에 게으름 피우던 나의 이성은

타오르는 감정과 재빨리 손을 잡는다.

 

 

나는 이 방문객의 덫에 여지없이 걸려 들고

절제 잃은 질서는 테두리 없는 흥분 속에서

손가락질 받는 몽유병 환자의 걸음걸이로

춤을 춘다.

 

 

아~~~ 나는 

이 멋쟁이 방문객의 감동적인 몸짓에

마침내 두 무릎을 접어둔 채

일 년 내 내 감아둔 사랑을 풀어 헤친다.

 

 

쏟아 내리는 주황색 가루 속에 두 눈을 잠재우고

지독히 짧은 방문에 설움을 그리다 말고

함께 떠날 수 없음에 목이 메인다.

-  방문객/ 이귀옥 -

 

 

 

헤어지자
상처 한 줄 네 가슴에 긋지 말고
조용히 돌아가자

수없이 헤어지자
네 몸에 남았던 내 몸의 흔적
고요히 되가져 가자

허공에 찍었던 발자국 가져가는 새처럼
강물에 담았던 그림자 가져가는 달빛처럼

흔적 없이 헤어지자
오늘 또 다시 떠나는 수천의 낙엽

- 낙엽/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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