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을 가난의 상징으로 여기며 전혀 관심이 없었던 내가
한국을 방문 하게 되면
제일 먼저 구입할 쇼핑 품목으로 올려 놓게 된 것은
바로
모 예능 프로에 나온 배우 문숙씨가 (자연식, 자연치유 전문가. 요가 지도자)
고무신을 신고 뉴욕거리를 활보 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직후이다.
Catskill 선사에 있는
천세련 화가의 작업실겸 숙소 정문 바깥에 있는 신발장이
내 관심을 붙잡았다.
가까이에서 올려다 보니
놀랍게도
검정 고무신 한켤례가 나란히 얹혀 있는게 아닌가...
"어머 내가 그토록 갖고 싶은 검정 고무신이 여기있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자마자 고무신은 이미 내 손에 잡혀져 있고
신어봐도 되느냐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 발은 고무신 속에서 " 어마!! 바로 내 자리네요..." 소리를 쳤다
마치 유리구두가 신데렐라 발에 딱 맞는 것처럼
이 검정 고무신은 그 신발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천세련 화가는
고무신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하며 주인을 찾았으니 가져가라며 내민다.
작품 혹은 소품에 사용할 목적으로
색색 물감을 원으로 떨어뜨린 것이라 하는데
내 눈에는 별로,달로 그리고 우주로 나타난다.
분명
나를 만나기 위해
그렇게 꽃단장 하고 있었던게 분명하다.
나와 천세련
그리고
검정 꽃 고무신
보이지 않은 실로 연결된
인연일까....
신에 의해 의도된
필연일까....
千 洗 蓮
천 세 련
깨끗한 물에 천번 씻긴 연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국전통 녹차를 사랑하여 차의 향기마저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을 선보이며
전시회마다 화제를 몰고다니는
뉴욕 한인 사회가 자랑하는 인물 중 미술계를 대표하는 중견화가이다.
현재
Catskill Zendo Art director
" 관객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자신과 우주,자신과 타인, 그리고 더 심오하게 자신과 자신사이의 관계를 천착하고 있는
화가 천세련의 작품세계에 깊이 몰입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중략)
천세련은 자연의 모습을 통해 내면의 진실과 자유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근수 (경희대 명예교수, 무용평론가)
천세련의 손길은 향수냄새 나는 손길과 비교가 안되게 값진다.
(한국일보 민병임 논술위원)
검정 생머리와 검정 옷이
그녀의 시그니처 룩이다.
멋쟁이 뉴욕커들의 상징색이기도 한 검정은
예술가의 세련미가 고스란히 아우려져 있다.
나도
당분간
내게로 온
이 고무신을 시그니처로
멋과 세련미를 더하게 될 것이다.
음악: quelques note pour anna
글,사진/작성
이
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