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폴더

큰 언니

큐팁 2020. 7. 20. 05:36

친정엄마를 일찍 잃어서인지...

작은 언니가 너무 일찍 가버려서인지...

이제는

큰언니가 점점 친정엄마로 느껴진다.

 

 

 

큰언니는

나의 은퇴를 축하 한다

남동생까지 데리고 며칠만 이라도 어딘가로 가고 싶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큰언니가 나이 팔순에 근접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자

칠순에 돌아가신 친정엄마 생각이 번뜩났다.

 

 

 

 

그 당시 사십대던 나는

내 가정과 생업에 몸과 마음을 다 빼앗겨 있는 걸 핑계

이 넓은 미국땅 구경한번 못 시켜드렸던것 때문에

이 날까지 후회 막심한 죄인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3년전 모홍크 산장에서)

 

큰언니가 이 가을이 가기전에 여동생과 바람을 쐬고싶다고 할 때

"그래 언니 가자.." 하며 여행 가방을 챙기는 대신

 또 어설픈 핑계가 쏟아낼 까봐

 우선 당일치기로 단풍구경을 시켜드리기로 하고 나섰다.

 

 

 

 

필라델피아 스쿨길 강변도로인 kellyDrive 길을 따라가다

그동안 TV News 시간을 통해 알고만 있었던

Fairmount park 산중턱까지 속삭이며 걷기도 했다.

 

가을의 마지막 장면들을 만끽하는 짧은 시간 이였지만

 큰언니는 너무 행복해 한다. 

 

 

 

 

나 역시

필라델피아 인근지역에서 40여년을 살았으면서도

이 날처럼 한가하게 박물관 주변을 걸으면서 

Boat House 주변을 세세하게 들여다보긴 처음이다.

 

 

 

 

 몇일간의 여행이 아닌 반나절의 나들이에

언니는 소녀처럼 너무 만족한 모양이다.

 

"너가 일을 안하게 되니 너무 좋구나"

 

대충 정리가 되고나면

엄마대신 큰 언니랑 어디론가 떠날 준비해야 할 것다.

 

 

 

 

대 만족을 하게 된 것을

남편 '이 서방'의 수고로 돌린 큰 언니는

만찬을 쏘았다. 

 

 

 

 

노인을 충족시키는 일이 그리 힘든일이 아님을

 예전 시부모님 생전에 경험을 해본 나로서는 

큰언니의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바깥에서 자주 만나는 일을 

숙제로 남겨 두었다.

 

 

 

 

그날은 모두에게 기쁨이 되어주는 날 이였다.

 

 

 

글,사진/작성   <11.16.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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