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안방에서 나란히 늙어가는 화초 형제 들이다.
바라만 봐도 측은해서
여차하면 갖다 버릴까 하면서도
간신히 숨을 내 쉬는 소리가 얼핏
" 나 아직 괜찮아 ..." 애원 하는것 같아
그 앞에서 마음이 돌아서곤 한다.
한때는
난꽃들이 목을 길다랗게 빼들고 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
내 혼도 창밖으로 빠져나가는 경지에 빠져보기도 했었는데....
어쩌다 그만 화분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20여년 함께 붙어있던 뿌리가 완전 분리가 되어
그참에
두개로 나눠 분갈이를 했으나
결국 얼마 못가서 하나를 포기해야했다.
화분 한켠에서 억지로
제 생명을 지탱하는 안스러운 모습을 볼 때마다
20년 전 난을 나한테 건네 주셨던 분을 떠올리게 된다.
내 44년의 이민사에 보물과 같은 Mentor 이시다.
펜실베니아에서 50여년의 활동을 마지막으로
메릴랜드로 옮겨 가신지 일년이 되었다.
더 늦기전에
한번 찾아 뵈야 할 텐데 하는 마음으로
난을 바라보고 있다가
지난 주에 찾아뵙고 돌아오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이런 저런 생각중에
예전에 기록 해놓은 글 한 줄이 생각나서 여기 옮겨 본다.
...죽음이란 열매도 좋지만
우리는
먼저 깨끗하고 신선한 싹으로 더 오래 남아서 살고싶고
화려한 꽃으로 유혹하고 싶은 것이다.
모든 생명체의 최후 모습은 왜 추하고
괴로운 것일까...
물론
이런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은 아직까지 듣지를 못하고 있다.
오직 신만이....
그저
'원숙하다' 또는 '곱게 늙어간다' 라는 말로
스스로 체념을 해야하는 길 밖에...
오늘도
내 침실 창가에서 저들끼기 의지하며
억지로 살아있는척 하지만
혹시
내손에 의해 쓰레기통속으로 매장될 날이
그리 멀지는 않은것 같다.
오늘따라 별스럽게 눈에 집히는 것들 앞에서
'젊음' 과
'늙음' 의 차이를 봤다..
글,사진/작성 <1.17.2017>
이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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