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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질 하다가...

큐팁 2020. 7. 11. 01:48

 

 

부엌에서 다림질을 하다가 문득 옷소매와 목 둘레가

낡고 닳았다는 생각이 흠칫 들었다.

 

 

약30년 전 여름에 구입을 했으니 진짜 오래 입긴 입었나 보다.

 

옷장에 걸려있는 여름용 옷들중에 유난히 이 옷을 자주 착용 했다는 것도

 여름에 찍힌 사진들이 증명 해주고 있다.

 

 

따로 손세탁 할 때나 다림질 할 때마다

유난스레 꼼꼼하게 다루는 것만 봐도 

이 옷에 대한 애정이 각별다.

 

이유가 뭘까?

 

 

무늬 없는 하얀색에 심플한 디자인이 평소 취향이지만

  자유스럽게 四通八達 되는 넉넉함이 

내 육신에게 무한한 자유를 허락해주기 때문이지 싶다.

 

몇 년 후

바지 하나가 내 눈에 들어왔다.

 

 

넓은 통에 색이 고와서 선뜻 집어 왔는데

뜻밖에 윗도리랑 같은 린넨이다.

아래 위로 걸치니 천생연분이다.  

입고 있으면 삼라만상이 가볍다.

 

 

물건도 시간이 흐르면 색과 모양새가 변 하는건 당연하다.

 바지 허리 고무줄이 닳아 헐렁해 졌고

바지 단도 구두 뒷 굽에 찢겨서 구멍이 생겼다.

 

 

고민을 싸들고 전문가를 찾아갔더니

매끈하게 새것으로 환생 복귀했다.

고마운 것들..

 

 

과연 앞으로 30년 동안

四通八達 허락이 될까 ... 

은근히 욕심이 생긴다...

 

 

 

 

음악:Chet Baker - Almost blue/jazz

글,사진/작성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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